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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Jul 04. 2024

일 vs 사람 vs 환경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4/07/04 업로드


일, 사람, 환경. 이 삼박자를 갖춘 일을 하는 정말 쉽지 않다.

(일, 사람, 환경 택스트가 띄워져 있고 빈아가 위로 올려다보고 있다.)


친구_너는 그 세 가지 중에 뭐가 제일 중요해?

(친구가 빈아에게 묻는다.)


일이 맞는 곳에서 일할 땐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생각에 잠기는 빈아.)


내게 성취는 정말 중요한 가치이다. 그래서 성취를 얻을 없는 일을 하는 가차 없이 놓아버려야 할 것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빈아. 일을 마치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람이 맞는 곳에서 일할 땐 스트레스가 덜해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옆 사람과 대화하는 빈아.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다.)


안 힘든 일은 없다. 힘든 일을 덜 힘들게 하는 건 함께 일하는 사람과 호흡이 맞고 성향이 맞을 때의 카타르시스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 일을 하면 몸과 마음이 병들기 십상이다.

(동료와 무거운 걸 함께 나르는 빈아.)


환경이 좋은 곳에서 일하는 건 버팀목이 하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산책을 나온 빈아.)


물리적인 휴식처가 있거나 시스템과 복지가 잘 갖춰진 곳은 일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환기해서 오래 버틸 수 있게 한다. 그러한 환경이 무너진 곳은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 헤매게 만들어 정착의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빈아_나는... 그래도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잘 지내고, 그래서 배로 효율을 끌어올릴 때 행복감을 느껴. 물론 어딜 가나 나랑 안 맞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너는?

(빈아가 친구에게 대답한다.)


 나는 현재 운이 좋게도 일, 사람, 환경이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 물론 세 부분이 모두 완벽하냐 하면 거짓말이고, 다 어느 정도 '만족'에 가깝다는 말이다.


 일에 있어서는,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라 쉽지 않만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물건이 들어왔다 나간다. 그 물건들을 정리하는 게 주 업무일 정도이다. 그렇다. '정리'. 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정리를 할 정도로 비우고 치우고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이 잘 맞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경력이 쌓여서인지 크게 어렵지 않아하는 편이다. 바로 응대 모드로 전환되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마다 약간 뿌듯하면서 동시에 괴리감이 들긴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좋다. 다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고 일도 한다. 물론 이 부분 역시 모두가 다 나랑 완벽하게 맞지 않는다. 내가 워낙 일거리가 눈에 보이면 해치우고 일하는 스타일이라 그렇지 않고 쉬려 하는 사람을 보면 잘 견디질 못한다. 근데 이건 내 문제다. 그 사람을 바꿀 수도 없고 내가 조금 과하게 일하는 것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중에 있다.


 환경은 어떤 부분에서 좋냐면, 국립기관이다 보니 건물 내며 주변 산책로 등 말 그대로 물리적인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도 있고 카페, 편의점도 있다. 계약 기간 상 오래 일할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점심을 먹고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이렇게 중요한 부분인 줄 몰랐다. 물론 우리가 주로 일하는 곳, 그중에서도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창고는 박스와 먼지들로 가득하만, 사람과 일에 치일 때 내 몸을 제대로 쉬게 할 수 있는 곳들이 주변에 있다.


  일, 사람, 환경이 하나씩 빠진 곳들은 경험상 피할 수는 없는데, 나처럼 그중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면 일을 선택하고 그만두는 데에 있어 큰 기준점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데, 잘 맞으면 더없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더없이 힘들기 때문이다. 일도 환경도 어쩌면 내 마음먹 달려있는 데에 반해 사람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 이 역시 마음먹기에 달렸다면 나는 아직 미숙하다. 미숙해서 힘든 걸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세 가지중 선택하라면 어떤 걸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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