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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Jul 06. 2023

확신

3. 내 인생의 동반자, 성실 _ (5) 면접 준비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07/06 업로드


3-(5) 확신 _면접 준비


면접 준비에 들어가면서 한 몸처럼 들고 다니던 것이 있다.

(빈아가 종이뭉치를 손에 들고 복도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중얼중얼 거리며 답변을 준비하는 빈아.)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대학 자료들을 토대로 직접 만든 80여 개의 예상 질문 리스트였다.

(종이뭉치 클로즈업. 질문이 80여 개가 적혀 있고, 여러 메모가 함께 적혀 있다.)


면접 당일, 긴장을 누르고 평정심을 찾으려면 내가 노력한 시간들이 나를 든든하게 받쳐줘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보고 또 보기를 반복했다.

(면접 당일, 면접관 앞에 앉아 있는 빈아를 종이 뭉치가 받쳐주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바로 합격할 거라는 믿음 즉, '확신'을 함께 되새겼다.

(웃고 있는 빈아 얼굴 클로즈업. 당당한 모습.)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은 당연하게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붙을 거라는 확신은 스스로가 부여해야만 했다.

(종이뭉치 옆에 '확신', ‘믿음’이라는 글자가 적힌 덩어리가 함께 있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얻을 것이라는 확신.

(텍스트만 넣어 강조.)


나는 그렇게 확신을 꼭 쥐며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깍지를 낀 빈아의 손 클로즈업.)


그리고 대학은 내가 노력한 만큼 답을 줬다.

(컴퓨터 화면에 '합격' 글자가 적혀 있다.)


 1차 서류에 붙은 대학은 2차 면접을 준비해야 했다. 보통 합격자 수의 3 배수를 뽑아 면접을 봤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야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데, 전국에서 지원자들이 모이기에 그마저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수시로 합격하는 게 간절했기 때문에 서류를 넣음과 동시에 면접 준비에 들어갔다.


 학교와 학과가 정해졌고,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도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거기서 최대한 질문들을 뽑아내어 예상 답변을 연습할 수 있었다. 예상 질문들을 적다 보니 80여 개 정도가 모였고, 거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들을 달아보며 몇 주 동안 그 안에 빠져 지냈다. 그렇게 준비했다 보니, 면접장에 갔을 때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간 곳에선 정말 차분하게, 할 말 다 하고 나올 정도로 내공이 쌓인 상태였다.


 사실 수시에 다 떨어지면 정시밖에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했어야 했지만, 그때 나는 합격할 거라는 자신감과 믿음이 있었고, 그래서 후회 없이 해내고 싶은 마음에 면접 준비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실전에 강하려면 그만큼 후회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열심히 하는 건 잘하니까 그걸 믿고 가보자열의를 불태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과감하고 어쩌면 무모한 선택이었는데, 그때는 그럴 수 있게 만든 어떤 기운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면접 당일, 떨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바로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던 건 그 10분을 위해 내가 노력한 날들이 내 뒤에서 나를 든든하게 응원해 줬기 때문이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와도 80여 개의 답변들이 머릿속에 있었기 그 질문에 맞춰 새롭게 변형하고 조합하며 무사히 답변을 마칠 수 있었다. 내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구나 라는 걸 직접적으로 체감했던 순간이었고, 지금도 그때의 벅찬 감정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떤 것에 떨리고 긴장하는 이유는 정말 그것이 간절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인생은 알 수 없고 특히 대입은 운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 것이기에 만약 그때 합격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아직도 아찔하지만,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냈던 시간들이 내게 보상을 내려준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능을 전후로 수시 최종 합불을 확인할 때마다 그 결과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시험을 준비하는, 혹은 일생일대의 순간을 맞이한 이들에게 뻔한 말이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고 전하고 싶다. 믿을 건 나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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