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4 업로드
2021년 10월에 시작해서 해온 지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은 나의 취미생활, 한국무용. 한국무용은 나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주었다.
(한국무용 수업시간. 무용을 하고 있는 빈아.)
그러나 이제 그 취미와 이별할 조짐이 보인다. 아니, 선생님과의 이별이겠다.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빈아.)
선생님은 언젠가부터 우리가 너무 편해지셨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 분이셨는지 모르겠지만 자주 지각을 하셨다. 심지어는 수업을 까먹고 계셔서 기다리던 우리가 연락을 드려 뒤늦게 수업하신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수업에 늦게 들어와 죄송하다고 인사하는 선생님.)
그건 선생님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책임과, 또 선생님을 믿고 학원에서 나온 우리들에 대한 예의가 없는 모습이었다.
(시계를 보는 빈아.)
그리고 작품 전체의 동작과 동선을 완벽히 한 상태에서 수업이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진행 과정에서 안무를 창작하시기도 하셨다.
(수업 도중 홀로 무용을 하시는 선생님. 뒤에서 기다리는 빈아.)
어느 때엔 수업 요일과 시간을 계속 바꾸신 적도 있었다. 꾸준히 고정적으로 해온 우리와의 시간을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겼다고 느껴지니, 이 부분에서도 실망감이 컸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을 바꿀 수 있냐고 문자를 보냈고, 그 문자를 확인하고 한숨을 쉬는 빈아.)
그러다 최근, 심지어 또 스케줄을 옮긴 날 수업을 까먹으셔서 함께 수업 듣는 분과 30여분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서로 말은 안 했지만 한국 무용이라는 취미는 계속할 수 있어도 이 선생님과는 이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빈아가 함께 수업을 듣는 분과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번 대화를 계기로 선생님과의 이별은 시간문제임이 확실해졌고, 천천히 이별의 길을 걸으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연습복 끝자락을 괜히 만지작 거리는 빈아.)
큰 사고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작은 조짐들이 모여 금을 만들고, 그 금이 균열을 일으켜 결국 쌓아 올린 게 무너지게 된다. 가까운 사이, 오래 이어온 사이일수록, 게다가 비용을 지불한 관계일수록 더 신경을 써야 함을 이번 일로 다시금 느꼈다.
(선생님과 다른 방향을 보고 서있는 빈아. 그 사이에 금이 가있다.)
2021년 10월에 시작해서 해온 지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은 나의 취미생활, 한국무용. 한국무용은 나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주었다. 비용, 권태 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그만둘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그럼에도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까운 마음도 있었고 그럼에도 막상 하면 재밌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좋은 취미 하나 쥐어주기 위해 꾸준히 다녔다.
그러나 이제 그 취미와 이별할 조짐이 보인다. 아니, 선생님과의 이별이겠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학원에서부터 이어졌는데, 선생님이 학원을 나오시게 되면서 같이 따라 나와 수업을 이어왔다. 다른 선생님의 수업으로 바꿀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마다 춤선이 달라 새로 적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언젠가부터 우리가 너무 편해지셨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 분이셨는지 모르겠지만 자주 지각을 하셨다. 심지어는 수업을 까먹고 계셔서 기다리던 우리가 연락을 드려 뒤늦게 수업하신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게 한두 번 일 때는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내며 수업을 듣는 건데 그 돈이 아깝다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체계적으로 딱딱 진행되는 수업까진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선생님'이라면 수업 장소에 몇 분이라도, 아니 제시간에라도 오셔서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게 기본이다. 그건 선생님이 가져야 할 당연한 책임이자 선생님을 믿고 학원에서 나온 우리들에 대한 예의이다.
그리고 작품 전체의 동작과 동선을 완벽히 한 상태에서 수업이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진행 과정에서 안무를 창작하시기도 하셨다. 그러면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잠시 기다려야 했다. 또, 2달 걸릴 걸 3~4달씩 늘어지게 수업을 하시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같은 동작만 몇 줄을 했다. 물론 우리는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반복 수업은 무조건 필요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느꼈다. 우리도 3년이 훌쩍 넘도록 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엔 수업 요일과 시간을 계속 바꾸신 적도 있었다. 이건 프리랜서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생각하기도 했고 우리도 개인적인 일이 생길 경우 사전에 양해를 구해 바꾸기도 했었기 때문에 넘어간다 해도, 꾸준히 고정적으로 해온 우리와의 시간을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겼다고 느껴지니, 이 부분에서도 실망감이 컸다.
그러다 최근, 심지어 또 스케줄을 옮긴 날 수업을 까먹으셔서 함께 수업 듣는 분과 30여분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선생님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 '언제 그만둘까요', '그만두게 되면 말씀해 주세요', '다른 운동이 해보고 싶기도 해요'... 우리는 서로 한국 무용이라는 취미는 계속할 수 있어도 이 선생님과는 이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수업을 듣는 인원이 두 명이다 보니 한 명이 그만두면 수업 자체가 없어져(1대 1로 수업하게 되면 비용이 올라갈뿐더러 우리 모두 그렇게 수업받길 원하지 않았다) 조금 망설이고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대화를 계기로 선생님과의 이별은 시간문제임이 확실해졌다. 최근에 새 작품에 들어가서 시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천천히 헤어짐의 길을 걸어볼까 한다.
이전부터 마음이 떠있는 상태라 크게 아쉽지는 않다. 무용이 계속하고 싶으면 다른 학원을 알아보면 되고, 최근에 주변에서 권유하는 필라테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그쪽으로 향해있는 호기심이 더 크다. 매주 무용을 하러 여러 연습실을 오갔던 내 모습이 조금 아련해질 뿐, 선생님과의 인연은 객관적으로 봐도 그만두는 게 맞다.
큰 사고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작은 조짐들이 모여 금을 만들고, 그 금이 균열을 일으켜 결국 쌓아 올린 게 무너지게 된다. 아마 선생님도 우리가 그만두겠다고 하면 처음엔 붙잡으실지언정 금방 수긍하시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오면서 정들었던 서로를 보내는 게 조금 아쉽긴 하겠지.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한국무용을 한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던 내 모습이 그리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