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글

2023/07/29_저녁 6시 45분

by 빈아

오늘은 솔직히 좀 피곤하다. 그 와중에 기특하게도 펜은 들었지만 글 쓰는 걸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쓰다 보면 무언가 남겠지 싶어 일단 적어 내려가 본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돈도 벌고 잡생각도 사라져서 좋긴 한데, 문득문득 현실감이 확 다가올 때가 있다. 그때의 기분은, 썩 좋지 않다. 오늘은 오빠도 같이 갔는데, 곧 서른이 되는 나이라 나보다 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게 뭐 어때서.' 열심히 사는 스스로를 대견하다 여기지 못할지언정 한심하게 볼 이유는 없다. 그저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밀려올 뿐.


오늘 내가 느낀 현실감은 나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 바쁘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고 티 냈기 때문이다. 거기 안 힘든 사람이 없는데. 가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내가 참 어린애 같다고 느낀다. 지혜롭게 나이 들고 싶으면서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이 별로 없다. 물론 피곤함이 한몫했지만.


아, 오늘 자기 비하하는 날인가. 글에 어둠만 담기고 있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그리고 일정상 그림책 완성이 어려울 것 같아서 좀 뒤숭숭하다. 다른 공모전에 내는 걸 목표로 완성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만약 공모전에 당선되어 지금 그린 그림으로 내 이름을 건 책이 출판된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모두 회수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 이건 선보이지 않는 게 답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뭐든 내 성에 먼저 차야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림책 작업은 잠시 미뤄두고, 당분간은 인스타툰에 다시 매진해야겠다.


카페에 앉아 있는데, 에어컨 바람이 좀 춥다. 오늘 정말 쉬고 싶은가 보다. 다 거슬리고 난리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작업하고 가야지. 그래야 내일 좀 여유로울 테고.


아, 내일 재수 작가님 전시를 보러 가야 한다. 무용 끝나고 전시 보러 간 다음 시 한 편도 써야 한다. 바쁨과 동시에 여유로우면서 재밌을 예정이다. 그러니 내일을 위해 서둘러 작업하고 빨리 자자.


글쓰기를 쉬고 싶은 마음 잘 누르고 끝까지 쓴 나,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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