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4_밤 10시 10분
강제성이 있어야만 움직이게 되는 하루가 있다. 다음날 무용 연습실을 예약한다거나, 미션을 인증하는 모임에 신청한다거나, 전시회 티켓을 끊는 등 나를 억지로 그 스케줄에 맞춰버리는 것이다. 스스로 결국 해내야만 하는 것들을 계속 미루다 보면 (그렇다고 세상이 무너지진 않지만) 그 하루를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쉬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쉬는 날을 미리 지정하고 딱 그날 쉬어야만 쉰 것 같다고 느낀다. 계획을 세우는 이유도 이와 비슷한데, 딱 오늘의 할 일만 보고 그걸 해치우면 그 이후의 시간은 내게 자유다. 계획과 통제 속에서 느끼는 자유라는 게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전자와 후자가 서로의 이유가 될 때가 분명히 있다. 계획하고 통제해야 자유를 얻고, 자유로워야 새로운 계획을 맞이할 수 있다. 그렇게 발전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이 지점에서 보면 조금 반성해야 한다. 일을 열심히 하고 온 건 칭찬할 일이지만, 돌아와서 작업하기로 한 나와의 약속은 어겼으니까. 그나마 인증을 위한 글쓰기가 있어 이렇게 글이라도 쓰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일은 퇴근하고 꼭 작업하러 가야지.
8월 중순이다. 아직 이르지만, 나는 올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올해는 나에게 큰 변곡점이었고 특별한 시간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외로웠고 고독했다. 성격도 취향도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고, 주변 사람들 하고의 관계도 여러모로 달라졌다. 남은 5개월 남짓의 시간이 어떤 것들로 채워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도, 기대하고 싶다. 미래를 기대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내가 되길 바란다.
꾸준함. 꾸준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꾹꾹, 다시 눌러써 보자. 꾸. 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