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번째 글

2023/08/13_저녁 9시 27분

by 빈아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데, 나 요즘 뭔가,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는데, 박서준과 박보영이 부부로 나와서 재난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그 두 사람이 부럽다고 생각했으니. 사랑이 고픈가, 까지는 잘 모르겠고, 연애하는 내 모습이 보고 싶은 것 같다.


설레는 감정, 기댈 수 있는 든든함,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위로.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결코 없을 텐데, 어느 날 인연이 찾아온다면 그런 사람이길 바란다. 서로 닮은 부분에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각자가 온전히 서게 하는 인연.


나는 항상 나와 다른 사람에게 끌린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닮아야만 알 수 있는, 어딘가 깊이 숨은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사람과 사랑하고 싶다. 서로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를 보낼 수 있는 포근함도 필요할 것 같다. 이 역시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혼자 설 수 있을 때, 외롭지 않을 때 연애해야 한다는 말에 크게 동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나를 혼자로 내몰고 싶지 않다. 혼자가 아니어도 되는데. 혼자 잘 살아내야 한다는 거, 말 안 해도 어차피 알고 있다. 그러니 사랑에 있어, 특히 연인과의 사랑에 있어 조금 너그러워도 되지 않을까.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는 내가 그리운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감정이니까. 사랑을 하고 싶은 것에 비해 노력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찾아올 누군가에게 거는 기대가 커서 자꾸 상상하게 되는 것 같다.


이상적인 누군가를 그리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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