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7_오후 2시 42분
오늘 무용 수업에서 몇 개월간 연습했던 '낮에 뜨는 달'을 췄는데, 지금까지 췄던 춤 중 가장 만족스러운 춤이 나왔다. 아마 앞으로도 몇 없을 순간이었다. 몸에 힘도 잘 들어갔고 중심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작품에 몰입도 잘 됐다. 내가 지금까지 꾸준히 열심히 달려온 것에 대해 뿌듯하고 대견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나는 늘 수업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고, 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조금씩 미약하게나마 발전할 것이다.
어느 날부터 키오스크 주문이 편해졌다. 스타벅스를 자주 가는 이유도 사이렌 오더가 되기 때문. 그렇다고 카운터에서의 주문이 크게 어렵진 않지만, 굳이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아졌다. 정말 평온한 날이었는데 잠깐 들른 카페에서 주문받는 직원이 나의 친절을 친절로 응답해 주지 않으면 갑자기 주문을 취소하고 나가고 싶어진다. 그러지 못해 거기 꾸역꾸역 앉아 있으면 세상 불편하고 불쾌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많이 경험했기에 굳이 또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처음 본 타인으로부터 너무나 쉽게 상처받는다. 기대조차 없었는데 말이다.
오늘도 키오스크가 있는 카페에 와 있다. 주문할 때 에너지를 쏟아야 할 정도로 내성적으로 변한 스스로가 낯설다. 그리고 사실, 기계가 있는데 굳이 카운터로 주문하는 것도 내겐 불필요한 일이다. 키오스크로만 주문받는다는 곳도 있고.
여행을 가서는 작은 공간들에 가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상점 주인과 대부분 대면하게 되는데, 그때도 힘들었나 생각하면... 아, 그곳에서 작업을 하다 갈 생각으로 들어갈 때 죄송한 마음에 힘들었나 보다. 쓰면서 깨달았다. 그저 책을 읽거나 친구와 수다 떨러 가면 이 정도로 불편해하진 않았으니. 카공족이 되긴 싫은데 집은 집중하기 어렵고. 공간이 필요하다. 일할 수 있는 공간. 내게 딱 맞는 스터디카페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