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에 서툴렀던 이유
조금 부끄럽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본 적이 없었다.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단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휴가철이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고, 때로는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그런 여행이나 쉼의 시간이 진정한 휴가였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여행에서 돌아오거나 혼자 쉰 뒤에도 몸과 마음이 충분히 충전되거나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어느 순간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휴가를 보내고 있는지 말이다. 그렇게 늘 의아하게 생각하던 중, 얼마 전 아주 멋진 방식으로 휴가를 보내는 친구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 친구를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그제야 내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휴가와 여행을 같은 개념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고 경험하는 활동이다. 반면, 휴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다. 물론 여행과 휴가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본질적인 목적이 다르다. 내게 부족했던 것은 바로 ‘진정한 휴가의 방법’이었다.
무엇이든 잘 하려면 사전지식과 연습이 필요하다. 운동도, 요리도, 심지어 사람과의 관계마저 그렇다. 휴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친구는 휴식과 여행을 명확히 구분했다. 휴식이 필요할 때는 고요한 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여행을 갈 때는 명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즐겼다. 특히 내 성향에 맞추어, 관광지를 단순히 구경하거나 펜션에서 휴식만 취하는 대신 활동적이고 새로운 체험을 하는 여행 방식을 추천했다. 또한, 휴가를 계획할 때는 특정 지역을 깊이 있게 경험하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시간도 따로 확보하라고 했다.
그 조언을 따라 이번에는 미리 꼼꼼한 계획을 세워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여행과 휴식을 적절히 배치하니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흥미로운 경험으로 즐거웠고, 휴식을 취할 때는 진정으로 몸과 마음이 편안히 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아, 이게 바로 휴가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은 제대로 된 휴가를 거의 가져본 적이 없었다. 평일에는 부모님이 밤낮없이 일하셨고, 주말이면 지친 몸을 누이고 잠을 청하셨다. 부모님 역시 휴식과 여행을 즐기는 법을 알지 못하셨고, 자연스럽게 나 역시 ‘제대로 쉬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야 깨닫는다. 휴식을 취하고 삶을 재충전하는 방법은 공부나 업무의 요령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휴가는 더 잘 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제대로 쉬는 것만큼 내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은 없을 테니까.
이번 휴가 역시 여행과 휴식의 균형을 잡아 활동적인 일정으로 미리 계획해 두었다. 곧 출발할 여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번에도 휴가의 새로운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가볍고도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