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지난 주 휴가 때 여행을 다녀왔다. 필리핀 세부.
결론부터 말하면 꽤 좋았다.
소위 '패키지'였는데, 선택관광과 자유시간이 적당히 배치되어 있어서
마음편히 휴가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언제나처럼 휴가 중에도 업무관련 연락은 계속 받아야 했지만
뭐랄까.. 그래도 뭔가 좀 '해방된 듯'한 기분은 확실히 든다.
국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뭔가 '가벼운 기분'. 뭐. 하여튼.
자. 리프레쉬를 잘하고 왔으니
새 마음 새 뜻으로 열심히 살아보자.. 고 했는데
안타깝게 귀국하자마자 감기몸살로 앓아눕고 말았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에어컨이 너무 강해서 오들오들 떨면서 왔고
집에 도착하고 나니 코와 목이 마비되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늘상 가는 집 부근의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이
'아니. 지난 번 여행 때도 감기걸려서 오시더니...'라며 한심한 듯 쳐다보더라.
아직까지는 타인의 간병이 필요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몸이 좋지 않으면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한다.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 싫기도 하고
특히 이번처럼 감기 같은 경우는 그 사람에게 감염될까 신경쓰이기도 하고
컨디션 저하로 민감한 상태이므로 상대방에게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그래서 혼자 있는게 제일 마음이 편하고, 회복속도도 조금 더 빠른 것 같기도 하다.
과거 이런저런 병으로 수술과 입원도 몇 차례 경험했었는데
그때도 수술직후를 제외하고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보내고 그냥 혼자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주변사람들과 대화 중 이런 말을 했더니
다들 꽤나 놀라는 눈치였다.
그 자리에 4-5명 정도의 남녀가 있었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플 때는 누가 곁에 있어주는게 더 좋다고 하더라.
심지어 어느 여성은 자기의 배우자가 나처럼 이야기를 하면
자기는 뭔가 섭섭함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나 역시도
다리가 부러져서 거동을 못한다거나
정말 누군가의 간병이 필요한 질병에 걸린다면
누군가를 붙잡고 '제발 날 좀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할 것이다. 당연히.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는 아플 때는 혼자 있는게 편한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플 때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 마음이, 이 상황이
평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p.s.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그럭저럭 몸이 회복되어
살짝 운동도 재개했고,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자. 그럼. 또 다음 연휴때까지 힘차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