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수영 스타트.. 너무 힘들다.

'직각으로 떨어지는게 귀엽다'는 말의 의미는 뭘까?

몸이 좀 회복된 듯 해서 며칠 전부터 다시 수영장에 나가고 있다.

그나마 자유형은 할 줄 아는데 (잘하지는 못한다)

나머지 영법들은 거의 못한다. 그래서 중급반이다. 새벽 6시.


다른 곳은 잘 모르겠으나 내가 다니고 있는 수영장의 강습코스는

기초반, 중급반, 고급반, 연수반 뭐 이렇게 4개 정도인 듯 한데

고급반, 연수반에는 남성들이 더 많은 것 같고

초급반, 중급반에는 여성의 비중이 높은 것 같다.

내가 속한 중급반도 전체 15명 정도인데 남성은 3-4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뭐. 하여튼.


이 클래스는 매주 목요일마다 '스타트'연습을 한다.

레인 밖에 서서 멋진 '다이빙'으로 풀에 '풍덩' 들어가는 것이다.

근데.. 이게 나한테는 꽤 어렵더라.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포물선을 그리면서 손끝부터 날렵하게 물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리 해도 나는 그냥 '몸덩어리'가 그대로 풀에 빠지는 형상이다.

접촉면이 넓다보니 통증도 심하고, 수경도 벗겨지고, 어쩔때는 풀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또 '스타트' 연습의 시간이 왔다. 그리고

오늘따라 남자는 나와 또 다른 1명, 2명 뿐이었다.

강사의 지시에 따라 남자부터 스타트를 시작했는데

나말고 1분은 과거 수영을 좀 하셨는지 꽤 능숙하게 스타트를 하시더라.


그러나.. 나는... 그냥 '직각'으로 떨어졌다. 아프고, 창피했다.


고개를 숙이고 다음 턴을 기다리고 있는데

생전 말을 걸지 않던 여성회원들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쑥스러워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너무 못하죠? 저도 고민이예요. 라고.

그랬더니 까르르 웃으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아니예요.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 귀여우세요'


네??


뒤의 다른 여성분들도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신다. 심지어 강사님(여성)까지도.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한분이 쐐기를 박는 말을 한다.


'죄송하지만.. 스타트 실력 안 느셨으면 좋겠어요'


네??????


쉰살의 배나온 아저씨가 바위덩어리 굴러가듯 물에 떨어지는게

어떤 면에서 그렇게 귀여운지 묻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까지는 없었다.

실력이 없다는 사실을 '돌려서 까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못하는 건 사실이니까.

근데 마지막 분의 '스타트 실력이 안 느셨으면 좋겠다'는 건 좀....


뭐.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오늘도 평화로운 부산 어귀 수영장의 새벽6시 강습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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