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실수를 붙잡고 있는 당신에게 전하는 놓아버림의 미학
누군가 내게 "당신이 추구하는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할 것이다. "후회 없는 인생."
그런데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하다.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직 그것을 갖지 못했다는 뜻이 아닌가. 그렇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까지 내 삶은 '후회투성이'였다.
문득 호기심이 생겨 나무위키에서 '후회'의 정의를 찾아보았다. '과거에 잘못한 일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하는 행위'라고 적혀 있었다. 단순해 보이는 이 문장이 묘하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후회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과거에 뭔가 잘못을 했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그것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한다'는 행위다.
첫 번째 요소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살면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나 역시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건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요소는 조금 다르다. '과거의 실수를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한다'는 부분 말이다. 이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실수를 해도 어떤 사람은 훌훌 털고 일어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그 기억에 발목이 잡혀 있다.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깨어 "아, 그때 왜 그랬을까" 하며 이불킥을 날리는 사람도 있고, "뭐 어때, 지나간 일인데" 하며 쿨하게 넘기는 사람도 있다.
나는 불행히도 전자에 속했다. 10년 전의 사소한 실수도 생생하게 기억하며, 그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타입이었다.
그렇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훈을 얻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적당한 시점에서 과감하게 놓아버려야 한다. 기억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비우기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후회 없는 삶'이란 결국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삶'과 같은 말인 것 같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시작할 줄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망각'이 필요하다." 그는 이를 '창조적 망각'이라고 불렀다. 과거의 무게에 짓눌려 있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나도 이제는 과거의 여러 나쁜 기억들을 하나씩 놓아버리려고 한다. 5년 전 망친 프레젠테이션, 3년 전 상처 준 말실수, 작년에 놓친 기회들... 이 모든 것들을 내 마음의 하드디스크에서 삭제하련다.
그래야 빈 공간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 공간에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채워 넣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야 진정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도 나는 연습한다. 과거를 붙잡는 손아귀에서 힘을 빼는 연습을.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는 연습을. 후회 대신 기대로 하루를 시작하는 연습을.
언젠가는 누군가 내게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라고 물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답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