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글의 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생기는 예상치 못한 딜레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만드는 여정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특별히 잘 썼던 건 아니지만, 뭔가 끌리는 게 있었다.

성인이 되어 진로를 고민하면서 내 능력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놀랍게도 특별한 재능은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 싶어서 '뭔가를 쓰는' 직업을 택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좋아하는 일과 직업 사이의 미묘한 차이

하지만 어떤 일을 '그냥' 하는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나에게 글쓰기란, 직업적으로는 '서면 작성'이고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다.

직업적 서면 작성은 정해진 내용을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한다.

오류는 용납되지 않기에 작성 후 꼼꼼한 검토가 필수다. 당연하다. 생계가 달려 있으니까.


예상치 못한 딜레마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직업적으로 '서면 작성'을 계속하다 보니,

개인적인 '글쓰기'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줄어든 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날로 커져간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아, 지친다'는 감정이 먼저 밀려와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키가 알려준 해답

고민하던 중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명쾌한 답을 발견했다.


"장편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 된다 싶어도 어떻게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이사크 디네센은 '나는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씁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매일매일 20매의 원고를 씁니다. 아주 담담하게."


핵심은 글쓰기의 습관화, 루틴화였다.


실천하기: 매일 글쓰기 모임

이론을 안다고 실천이 되는 건 아니다.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진짜 과제였다.

그래서 '매일 1편씩 글을 쓴 후 인증'하는 모임에 가입했다.

초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해서 매일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완벽함과 꾸준함 사이의 딜레마

다만 한 가지 고민이 남아있다. 바로 글의 퀄리티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글을 게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기가 아닌, 공개하는 글이다 보니 오류가 신경 쓰인다.

그렇다고 업무용 서면처럼 꼼꼼히 검토하고 수정하자니, 그 번거로움 때문에 '매일' 쓰기가 불가능해진다.


양이 쌓여야 질이 나온다

이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은 이렇다.

하루키의 말처럼, 글쓰기 모임의 목표처럼, 일단 '매일 쓰기'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양이 쌓여야 질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어떤 내용이든, 어떤 형식이든,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이 매일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자.

꾸준히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퀄리티도 향상될 것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그 주에 썼던 글들을 재검토하는 시간을 가져볼까도 생각 중이다.


마치며

그러니 이 글이 억지스럽고 여러 오류가 보이더라도,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

지금은 완벽함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한 시기니까.


매일 쓰다 보면 언젠가는 쓸 만한 글이 나오겠지.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냥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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