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요즘 하루에도 두세 번 이상 하는 말이다. 아빠도 천 살까지 살아야 해. 할머니도 천 살까지 살면 좋겠어. 이제 열 살이 된 아이는 가족과의 이별을 생각했을 때 두려운 모양이다.
"아니면 백 살까지!"
천 살은 자기가 생각해도 좀 심하다 싶었는지 백 살까지 확 낮춰서 얘기하기도 한다.
"엄마가 백 살이면 나도 할머니네."
대충 계산을 해보더니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다.
내가 떠난 후 살아갈 아이에 대해 생각한다. 아이의 말처럼 아마도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그 삶의 모습을.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의 곁에는 또 다른 가족이 있을 테고 이별은 슬프지만 삶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먼 훗날, 엄마아빠가 떠난 후에도 잘 살아갈 거라고 믿고 있다.
아이에게 천 살은 영원을 의미할 것이다. 나는 아이가 말할 때마다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조금의 의심도 없이 말해준다.
"그럼. 당연하지! 엄마가 꼭 천살까지 살게."
어떤 모습이든 엄마는 늘 너와 함께할 거야.
네가 엄마 아빠 곁에 온 순간부터 우리는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걸, 너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