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을 좋아한다. 보통 단편이라고 부르는 분량보다 많이 짧은 열 페이지 가량의 이야기들.
요즘은 전에 비해 그런 짧은 소설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야기가 짧다 보니 기승전결 형식으로 진행되긴 어렵지만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과 서사를 드러낸다.
짧은 소설이 좋은 이유는 내가 그런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별거 아닌 이야기인데 술술 읽히고 보다 보면 웃음도 나오고 그러다 어느 한 문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치게 되는 그런 소소한 글들.
대학 동아리 친구 셋이 서른을 맞아 함께 한 일본 여행에서 그동안 조금씩 쌓여오던 균열이 드러난다.
소영이 새 구두를 신고 다니다 발이 까지자 희영이 타박을 하며 갈등이 폭발한다.
"그러니까 싼 것 좀 그만 사."
대학 때는 공통의 관심사로 같이 있기만 해도 할 말이 많고 즐거웠지만 어느 순간 서로 처한 환경과 상황이 달라지며 일 년에 한두 번 보기도 쉽지 않게 된 나의 친구들도 생각난다.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확 들어온다.
- 그리고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사람들의 화사한 일상을 SNS로 지켜보았다. 이 도시의 어딘가에서 시작되고 있는 그들의 아침이 이 작고 완전한 프레임의 사진들처럼 온전할지, 그러니까 제대로 일지, 혹시 잘려나간 어느 편에서는 울고 나서 맞는 아침은 아닐지 생각하면서.
SNS의 사진들을 보면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기만 하던 내 친구가 사실은 이혼을 고민하며 가출한 걸 알았을 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SNS가 일상이 되며 사람들의 보이는 삶과 실제 삶의 차이가 점점 커지는 것도, 진짜 삶이 보여지는 모습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변화하는 것도 무서울 때가 있다.
그래서 십여 년 전 소수의 지인에게만 공개했던 블로그를 닫은 후로는 SNS를 한 적이 없었다. 자꾸 보여지는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이곳에 글을 올리면서도 그런 우려가 든다.
SNS에 대한 간단한 묘사로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하는 것처럼 이 책의 짧은 글들은 주인공들 이름만큼이나 평범해서 나의 일상이나 기억과도 종종 연관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