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없는 홋카이도
남편은 해외여행 경험이 전혀 없어서 비행기 타기 두렵다며 가까운 곳부터 촉촉하게 발 담그자하였다
덥거나 따뜻한 전형적인 신혼휴양지는 내가 싫고 중국은 그냥 싫고 유럽은 비싸고 머니까 머니가 문제고...그래서 일본이다.
방사능 걱정을 아니한건 아니었지만 그냥 갔다.
홋카이도로...
일반패키지로 갔는데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주로 가족단위의 팀들과 다니니 조용하고 좋았다.
일본 욕을 그렇게 해도 관광은 호황이란다.
심증적으로는 역사 빼고 여러가지 면에서 선진적인 일본의 시스템에 수긍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관광천국이다.
방사능이니 뭐니해도 적어도 가라앉기전까지 망할 일은 없어보였다. 특히 그 많은 중국인들...
남편은 대형 캐리어를 몇개나 끌고다니는 그 중국인들이 컬쳐쇼크였는지 다시 태어나면 중국부자가 되고 싶다고 몇번이나 말했다.
여튼 그렇게 디딘 홋카이도의 기후는 쾌적했다.
적당히 차고 습해서 좋았다. 좋았는데 삿포로 도심에서 밤구경을 나갔을 때는 콧물이 턱까지 흘러내릴 지경이었다.12월초임에도 제법히 추웠다.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인 오타루에도 갔는데 확실히 예쁜 곳이었지만 귀찮아서 사진이 없다.
그 영화 얼마나 좋아했던가..
29살만 되었어도 DSLR을 밥을 굶고 빌려서라도 가져와서 찍는다고 야단이었을텐데.
이미 34세다.러브레터를 본지가 17년이 지나버렸다.난 틀렸어.
작고 예쁜 곳이니 누구든 오타루로 간다면 찍을 곳은 많다는 팁을 알려주고는 싶다.
도야호수는 경치 좋고 온천이 좋다.
호텔뷔페도 좋다.중국인과 경쟁적으로 먹는다.
대체로 음식이 짰지만 영 안맞지는 않다. 나중엔 김치찌개가 좀 먹고 싶긴 하지만 쌀밥은 맛있다.
하코다테 야경이 멋있고..춥다.본토사람도 여기에는 많다.
그 유명하다는 야경하나를 건지고 가이드가 찍어준 나와 남편의 사진은 눈에서 레이저를 뿜고 있었다.
나는 사실 그런 관광지보다는 홋카이도의 일반 주택들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지붕이 매우 튼튼해 보이는 주택들은 간결하며 견고한 디자인으로 지어진데다,하나같이 스탠섀시에 섀시창이 너무나도 투명하고 깨끗하다는 점이 신기했다
그 도시가 자립도가 높은 편이라곤 하지만 야들은 밥 먹고 유리창만 닦나 싶을정도로 더러운 섀시를 가진 집이 없었다..희한한 일이었다.
돌아오기전 들른 면세점에서 친정서 부탁받은 전정가위를 포함 잡동사니들을 사들였는데,이게 제일 재미있었다.관광쇼핑을 좋아하는걸 보니 나도 아줌마에 불과하다.방사능만 빼면 메이드 인 저팬은 메이드 인 저머니에 필적하는 퀄리티가 있다.일빠라고 해도 이건 별 수 없는 사실이다.만원짜리 건담프라조차 빈틈없는 마추피추의 돌처럼 들어맞게 만드는 놈들이다.
그래서 남은 엔화를 털어 신나게 샀다.그 원적외선 뭐시기랑 스피루리나는 돈도 없고 마음도 없어서 사지 않았지만 어르신들은 다 샀음..
그래도 신혼여행인데 많은 사진을 찍었을거 같아서 돌아온 후 휴대폰을 확인했지만,둘이 찍어 잘나온게 다섯장 미만이었다.
그 흔한 셀카봉,
중국 노인들도 들고 다니는 그것도 안들고 갔다.
남편은 사진 따위 상관없고 자신은 흡족했으며, 첫번째 여행으로 준비운동을 잘했으니
다음에 또 일본을 가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