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릴때 공룡을 좋아했다.
2억년 넘게 번성하다가 어느날 갑작스럽게 대멸종기를 맞았다는 초거대생물들이라니.
미스터리와 동물에 환장하는 어린이였던 나는 공룡이 무섭기도 했지만 온갖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 위용에 반해 학교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룡도서는 조잡하고 오래된 책이라도 다 찾아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나오는 어린이용 공룡도서는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하고 아름다운지. 요새 애들은 이런 책을 사고 볼 수 있는데가 많으니 좋겠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 시리즈 소설은 고등학생이었던 오빠가 사서 보던 것을 나는 중학생 이후나 되어서야 읽어보니 이해가 조금 되었다. 연구 과정 같은것은 무슨 소린지 몰라서 빨리 넘기고 흥미진진한 장면들만 자세히 읽었다.
프라이온 이야기도 나오고 꽤 전문적인 의학이나 공학 지식이 많이 나오는데 마이클 크라이튼 전직도 의사던가 의대생인가 그랬지 아마.
쥬라기 월드는 이전 쥬라기 공원 시리즈보다 훨씬 세련되지고 업그레이드 되었다.
와. .공룡피부껍질이 얼마나 생생하던지.
공룡이 어떤 생김새를 가졌었나에 관한 논란이 많은데 근래엔 깃혹이 있는 화석이 발견되어 벨로키랍토르에게도 깃털이 있었음이 추론하였다.
뭐 그런 논란과는 별개로 지금껏 익숙한 외양의 괴수 공룡을 아주 살아있는것마냥 표현해낸 천조국의 갓CG. . .
그러나 내게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영화 초반에 공룡천국이었던 이슬라 누블라가 화산폭발로 초토화되면서 주인공들도 남은 공룡들도 도망치는데, 브라키오 사우루스 한마리가 유독가스와 용암에 밀려 부두 끄트머리에 우두커니 서서 가까스로 배에 탄 주인공들쪽을 바라보며 구슬프게 울부짖는 장면. .
화산가스와 연기에 휩싸여 사라지는 공룡을 보면서 여주인공이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데 나도 그만 눈물을 줄줄 흘릴뻔했다.
쥬라기 공원의 근간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시대의 종말을 의미함과 동시에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의 이익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람 이익에 의해 버려졌지만,자기들만의 시대를 향유하다가 이땅에서 그들이 사라졌던 몇억년전과 같이 처참한 재해로 마지막을 맞는 공룡들의 모습이 마치 실제처럼 마음이 아려왔다.
영화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과 겹쳐서일까. 이익에 눈이 먼 인간들의 스토리야 뻔한데 요즘은 이런게 실상 마음에 와닿을때가 많다.
하여간 여러모로 생각보다 잘봤다.
4DX로 처음 봤는데 정신이 좀 없었지만 더 재미있긴했다. 관람비가 비싼게 흠이지만.
아 그리고 크리스 프랫이 안 나왔으면 너무 안타까울뻔 했다. 역시 동식물을 사랑하는 스타로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