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살아 생전에 고향집에서 설날에 세배를 드리면 누구를 막론하고 꼭 세뱃돈을 주셨다.
손자손녀들은 물론 큰며느리 나이가 환갑이 넘었어도 구순에 가까웠던 할머니는 며느리들에게 세뱃돈을 반드시 주셨다. 심지어 손자며느리는 아들을 둘이나 낳았다고 귀애한 나머지 1년 모은 쌈짓돈 다 털어서 세뱃돈을 투척하곤 했다.
우리 할머니가 평소에 그렇게 현명했던 사람이 결코 아닌데 누구 생일, 명절 이런것만큼은 빠지지 않고 챙겼다. 젊었을 시절 혹독한 시집살이 가운데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자기도 혜택을 받았기에 그 명분을 잇는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여튼 좋은 점이라면 좋은 점이었다.
외갓집도 마찬가지로 장성한 아들 며느리 손자 할 것 없이 세뱃돈을 다 주셨던 것으로 안다.
아니 근데 이놈의 거 시집을 와서 보니 시부모님도 좋고 다 좋은디 아무도 세뱃돈을 안줘. . .아,물론 첫 명절엔 시할머니가 세뱃돈 봉투를 주셔서 그 다음 설에도 기대했지만, 아무도 국물도 없넹.
이 쪽은 자손들이 세배를 드리고 어른께 세찬을 드려야하는 문화라네.
어느해는 아버님!할머니!나도 세뱃돈 주세요!하니 예끼 느네가 나한테 줘야지 하셨다.퓨. .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뭐 크흡. . ㅠ
명절 용돈은 늘상 조금씩 드리긴 하지만,나도 만원 한장을 받더라도 세뱃돈 받는 기분 내고 싶은디..
언젠가 친정오빠한테 얘기하니 올케랑 킥킥대면서 우리는 아버지한테 세뱃돈 다 받지롱 약올린다.
고향 가면 엄마만 쮸쮸 하면서 세뱃돈도 못받았냐고 내가 세뱃돈 줄게 한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