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암

by 따따따

증조할머니대서부터 우리엄마까지 고향집안의 며느리들은 운문사 청신암을 다니고 있다.

증조 이전의 할머니들은 모르겠고 하여간 증조할머니는 주먹밥을 싸들고서 다소 빠른 지름길을 골라 산과 고개를 넘고 넘어 1박을 해가며 다녔다고 들었다.

운문과 나의 고향은 결코 가까운 길이 아니다.

승용차로 빠른 길을 가도 굽이굽은 산길이 족히 3~40분은 걸리는데 증조는 어떻게 그 먼길을 총총히 걸어다녔을까.

옛 이야길 들어보면 며느리였던 우리 할머니는 처음부터 그다지 불심이 깊었던것 아니었던것 같다. 궁둥이 쳐들고 기도하면 뭐가 되냐고 호호 늙은 증조한테 험한말을 뱉은 적도 있다고 엄마가 그랬으니까.

할머니 친정에는 대처승인 할머니의 작은아버지가 주지로 있는 절이 있어서 어릴땐 할머니 따라 그 절에도 따라다녔던 기억이 난다.

결국은 할머니도 운문의 청신암만을 택했고 마지막을 청신암에서 연기로 화했다.

고모도 청신암의 깊은 불자였으나 딸들 따라 천주교에 들어 천주의 깊은 신자가 되었다.

명맥을 이은것은 며느리인 엄마로 나이가 들어서도 청신암에 변함없는 발길을 하고 있다.

청신암은 작고 소박하다. 옛날엔 더 초라했다고 하는데 주지스님의 부지런함과 원력으로 시나브로 시나브로 나아져서 지금의 소박하지만 깨끗한 도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그 주지스님이 늙고 병들어서 스님이 어릴적부터 손수 거둔 탄호스님이 주지를 맡고 있다 들었다. 탄호스님은 매우 강려크한 멘탈을 지녔을것 같은 단단한 생김의 비구니이다.

2월의 어느 평일에 운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운문사 초입에서 내려서 그 유명한 운문사 솔길을 지나 더욱 한적한 청신암으로 가는 흙길로 혼자서 유유히 들고 싶다.

청신암의 맛있는 통표고무침이 먹고 싶다. . .

물기가 많은 나물밥이..담박한 물김치가. . 사실은 그 음식이 먹고 싶어서 글을 쓴다.

입맛이 쓴데 단지 생각나는게 청신암의 절밥이다.

다른건 아무것도 먹고 싶은게 없는데 딱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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