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

by 따따따

오늘은 할머니의 기일이다.

더불어 꽃순이가 죽은 날이다.

할머니 두번째 기일에 꽃순이도 떠났다.

꽃순이는 할머니를 서열 끝물로 보고 종종 패악을 부렸는데, 데리러 온 할머니 발등을 콱콱 깨물며 저승강을 건넜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둘 다 딱 2주 동안 아프다 죽었고 나는 한 게 없다.

모든게 빨리 끝나 고통이 덜하길 바랄 뿐이었던 산 자의 이기심을 철저히 부렸다.

눈물을 보이는 것도 때론 가증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때론 눈물이 난다.

고작 10년밖에 살지 못한 꽃순이.

오늘처럼 따뜻한 봄에 진드기를 골라 잡아주고 빠지는 묵은털을 빗기며 투덜대고 싶었지.

며칠전 90세 시할머니에게 티셔츠 한벌을 사다드리고는 문득 손자내외인 오빠랑 올케에게 옷 선물을 받고 즐거워했었던 89세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다. 그 옷 한번 입었나. 그러고는 떠났으니.

나는 시가에 충성을 하고 있구려. 그러고보면 할머니는 단 한번도 서른을 훌쩍 넘긴 나에게 시집가라 소리를 한 적이 없다. 이상도 하지ㅎ

할매 제삿밥 잘 자시고 돌아가길. 꽃순이한테도 소고기 산적하고 조기 머리 좀 나눠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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