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지어 걸어다니는 도심의 비둘기들 말고 멧비둘기도 우리집의 에어컨 외기 위에서 종종 쉬어간다.
얘는 도심비둘기처럼 쌍으로 다니지 않고 늘 혼자 다닌다.
몸집이 좀 작고 깃털 무늬는 도심 비둘기처럼 제각각이 아니라 동일하게 가지런하다.
닭둘기였음 당장 쫓아냈을테지만 얘는 그냥 둔다.
고향 생각이 나서 ㅎㅎ...
촌에서 사실 이놈은 해수에 속해서 쫓아내기 바쁘다.
천적이 거의 없기도 하고 주로 과일을 쪼기 때문이다.
보통은 그냥 쫓아내지만 다신 오지 못하게 아주 잔혹한 방법으로 조리돌림...하는 댁도 가끔 있다.
고향집 포도밭은 천장형이라 무성한 포도 잎사귀 사이에다 둥지를 틀기 일쑤였다. 한번은 고향집 마당에 있는 축사 개집위의 대들보 사이에다 둥지를 트고 몹시 안락하게 갓깬 새끼들이랑 살고 있는걸 발견하기도 했다. 개 때문에 고양이는 드나들지 못하니 나름의 생존전략이었나보다.
대개는 무조건 쫓아내지만 알을 품거나 새끼를 오글오글 깐 어미는 부모님도 묵인했다.
고향에선 구쿠구쿠 하는 멧비둘기 소리를 흔하게 들었는데 도심에선 도심깡패들에게 밀려 조용히 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