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정신대를 피해서 18세에 시집왔다고 했다. 이미 정신대가 어떤 의미인지 무지렁이 촌에까지 공포가 번져 있었던 일정 말기에 몹시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작했다.
쌀을 배급받으러 가서 외웠다는 덴노 헤이카 반자이! 를 두 손을 번쩍 들며 흉내 내주던 할머니.
오늘은 광복절이다.
조국광복만을 염원하며 일제의 끔찍한 만행과 고통을 감내하고 같은 민족에게도 외면받았던 수많은 독립열사들과 뿔뿔이 흩어졌을 그의 식솔들을 시원한 방에서 마음 편히 기릴 수 있는 21세기의 대한민국 보잘것없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