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함
요샌 복사꽃길도 관광이 된다.
복사꽃이 못났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벚꽃보다 덜 지저분하며 꽃 자체도 건강하고 싱싱한 들맛이 있으며 빛이 곱다.
그러나 나는 복사꽃을 보러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복사꽃이 피기 시작하면 농번기의 시작이다.
봄볕에 자글자글 타는 복숭아 나무의 은갈색 껍질에서 풍기는 건조한 냄새는 일(job)의 냄새였다.
산으로 들로 저물도록 복숭아 일을 했던 젊은 엄마의 들옷에서 땀과 섞여 나던 그 피로의 냄새.
후에 친정곳 대부분의 주민이 포도로 전업하기 전까지 유년기를 지배한 복숭아의 기억은 그런 고단함이다.
그러니 내가 복사꽃을 좋아할 리가 없다.
고단한 열매인 복숭아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봄까지 좋아하지 않는지도.
관련은 없지만 시댁은 떡집을 하시는데,남편 역시 떡을 싫어한다.스크루에 남은 떡찌끼는 늘 가족들이 해결해야했기 때문이라나.
그런데 시어머니는 떡을 잘 잡숫고 우리 엄마도 복숭아는 아주 좋아한다.
평생의 업이 되면 싫고 좋고의 한계라는건 없어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