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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by 따따따

어린이날에 대한 추억 같은건 딱히 없다.

농삿일 바쁜 시골 팍팍한 살림에 여가를 낼 리 만무하고 5월은 바쁜 시기라 어린이날에 어디 가고 그런거 없었다.

다만 오빠가 어리던 시절에는 엄마가 농삿일엔 손을 안대던 시절이라 인근 도시 공원에 나들이 데리고 가고 해본 모양이다.

특별히 엄마가 양념통닭을 시켜주었던 것은 기억에 다.

삼남매에 통닭 한마리 오죽 맛있었으랴.

그렇듯 특별한 배달음식이었던 탓인지 나는 지금도 치킨 맛은 잘 모른다. 어릴땐 참 맛있게 먹었던거 같은데 그렇게 사람들이 치킨치킨 찬양해도 맛있는 줄 모르겠다.

내 치킨 데이터베이스는 양념통닭에서 멈춰 있나 보다.

여튼 오히려 그런 어린이 시절이 지나고 공휴일이라는 것 외에는 별 의미를 안두던 시절에는 형편이 그럭저럭 풀려서 할머니가 더이상 어린이도 아닌 나에게 어린이날 용돈 몇닢씩 주곤 했다. 말그대로 집에서 가장 어린사람 어린이긴 했으니 거의 서른 직전까지 받았던거 같다.

나도 이제는 가정이 있고 어린이라 부를법한 아이도 있다.

그 어린이를 위해 장난감 선물도 사고 귀찮고 살찐 몸을 일으켜 어디든 나가보고 한다.

어린이를 챙기고 어버이를 챙겨야 하는 나는 쁘띠어버이.

어린이날을 생각하면 이젠 폭삭 늙은 부모님이 더 생각난다.

그냥 내가 자식이 생기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

어린이날 가족나들이 같은거 한번 못해보고 세월은 흘렀구만 하는 생각에 괜히 서글프다.

여기저기서 선물을 받는 나의 어린이를 보니 결핍이 넘치던 내 어린이 시절이 떠올라 서글프기도 하고.

쁘띠어버이라서 나도 아직 한창 더 클 나이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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