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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담쓰담

by 따따따

스님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손으로 맨들한 머리를 두어번 쓸어내리는 동안 단박에 감정을 정리한다.

원래 그런 분인지 수행생활 동안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스님은 어떤 순간에 나같은 세인이 느꼈을 법한 억울 슬픔 울컥 등등의 감정을 본인의 머리를 몇번 쓸어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걸 종종 본다.

허세나 소모도 없으며 비탄스럽지도 않다.

나는 쓸데없이 그런 작은걸 잘 발견한다. 아 물론 내 뇌피셜일뿐일지도 모르고 그냥 스님의 습관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냥 그런게 느껴질때가 있다.

동정심이 드는것은 아니다. 안쓰럽다고 하기엔 건방지다.

지독히 평범한 내가 오랜 수행자의 감정에 대해 논하랴.

그렇지만 가끔 스님이 그렇게 머리를 쓸어내릴 때는 단단히 웃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조한다.

그게 최선의 위로라고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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