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센티미터

by 따따따

나는 이거 왜 초속 1센티미터로 기억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5센티네... 수학 못한 거 티 낸다.

내가 이 영화 전체를 다 본 건 아니고 폭설 오는 날 주인공이 입김 폭폭 내면서 첫사랑 여학생 찾아가는 그 구간만 봤다. 그래서 1센티로 기억하나 보다. 거짓말 아니고 진지하게 생각한 게 폭설에 연착한 기차가 1센티씩 기어간다고 제목이 그런가 했는데 찾아보니 당연히 다른 섬세한 이유가 있다.

기차는 연착에 연착을 거듭하면서 날은 어둡고 눈은 그치질 않고 차갑고 습습한 대기에 입김만 나오는 광경이 피부에 닿을 듯 생생해서 기억에 남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드라마틱한 연출을 확실히 잘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간절하게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는 기분은 이 생에선 잊어버린 지 오렌지다만,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단 한 번쯤은 미친 듯이 오는 눈을 뚫고 5센티씩 누군가에게 가까워져 보고 싶다는 생각 해본다.

keyword
팔로워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