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藝

by 따따따

잠도 안 오고 심심해서 쓴다.

예전에 광주에서 전시한 금어(화승)이신 일섭스님 특별전 갔을 때 스님이 남긴 저 말씀에 꽂혀 찍어왔었다. 난 저때나 지금이나 딱히 세 가지가 다 없는데 문구 자꾸 보다 보면 양심에 찔려서라도 좀 열심히 하려나 싶어서... 스님은 얼마나 합리적이신가. 돈을 멀리하란 소리도 하지 않으시고 단지 재료가 필요하다는 그 명쾌함이 좋았다.

내 그림 선생님도 다녀오셔서 인상 깊었던지 문구를 하나 찍어 오신걸 한동안 프사 해놓았는데 나랑은 확실히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게 좀 재미있어서 캡처해 놓았다.

노안 온 젊은 할머니답게 손을 달달 떨며 흔들려 찍었지만, 항상 본인이 이야기하는 방향이나 사고방식, 종교와 불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스님의 저 문구로 정리하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짐과 동시에 확실히 나하고는 그림을 생각하는 시선이 다르구나 싶어서 혼자 웃었다.

그림 선생님도 노선생님의 제자셨고 거장이신 현재의 노선생님께 배울 수 있는 게 물론 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사우나에 사족을 못 쓰고 귀가 얇아서 남들이 좋다는 쑥뜸 뜨다 저온 화상을 입기도 하며 동남아 여행 간다기에 망고 젤리나 꼭 사 오라는 내 얘기에 ㅇㅋ를 외치는 젊은 할머니인 첫 그림을 이끌어준 그림 선생님 노선을 버리지 못하는 데는 저런 소신이 진심으로 따뜻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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