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따 Feb 02. 2024

거래를 시작하지.

마약거래가 아니다.

전부 흰 안료 호분 가루이다.

나는 붓이나 종이 사는 건 아깝지 않은데 안료물감은 노관심이다. 채색을 싫어하니 그런 것 같다. 진채 석채 분채 안채 봉채 등등 종류가 엄청 많지만 그냥 딱 기본 안료와 필요한 봉채 한두 가지와 순금 그 정도만 쓴다.

워낙 가격이 비싸기도 하다. 비싼 안료를 쓸 만큼 내 그림의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 바도 있고. 비싼 재료는 그냥 돈 있는 사람들부터 먼저 가는게 맞다.

민화를 그리는 친구가 있는데 내 고향친구로 얘도 참 여러 가지 일을 섭렵하다 지금은 결혼하여 잘 산다.

동화일러스트를 하다가 민화를 하는데 그림이 좋다. 얘는 재료 특히 안료나 물감에 엄청 신경을 쓰는 데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사모은다. 저 호분도 얘한테 얻었다. 그러니까 흰색만 해도 브랜드별로 등급별로 졸라게 사모은 것이다. 앞으로 좋은 호분 더 사모을 거란다. 흰색이 예민하긴 하다.

누가 오타쿠 아니랄까 봐 나보다 더하다. 대갓집이나 만석꾼이나 재드래곤네 태어났어야 되는데 전부들 돈이 씨 마른 촌집에 태어나서 미술 하고 앉았으니 큰일이다.

새로운 호분 써보게 한두 가지만 거래하자니까 종류별로 다 덜어주었다. 쿨거래는 성사되었다.

요새 자기 그림 엄청 빡세게 하는데 공포라디오랑 주식방송 들으면서 한단다. 나는 그림 할 때 무조건 정적이다. 노래나 음악 들으면 그거 박자 맞추느라 그림 못하는데 니는 그거 공포를 들으면서 집중이 되냐 내 얘기엔 대답도 잘 안 하는 주제에 그럴 땐 한 번에 두 가지 멀티 다 되네. 하니 얘기엔 대답해 줘야 되니 아예 노집중이란다. 미친.

작가의 이전글 淸身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