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오빠네가 살긴 해도 그것 외엔 접점이 전혀 없다. 코 베어가는 서울보다도 낯선 동네가 내게는 부산이다. 부산역 크다. 와...
오래전에 꾼 꿈이 하나 있다.
일전의 글에도 있는데 나는 한 번도 꿈에서 높은 산이나 언덕을 제대로 오르거나 넘은 적이 없다.
내가 의욕이 좀 없긴 하다.
꿈에서도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다.
그런데 그날의 꿈은 내 옆에 나를 인도하는 평소 친분이 있던 비구니 스님으로 생각되는 목소리 하나만이 아주 높은 바위산으로 나를 천천히 독려하며 이끌어주어 문이 닫힌 암자 하나에 도착하는 내용이었다. 여러 켤레의 흰 고무신이 입구 신발장에 있었는데 꿈에서도 이것은 절대 사람의 신발이 아니구나 싶은 오싹하게 길쭉한 흰 고무신 한 켤레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 그 꿈꾸고 뜻도 모르면서 이상하게 기분이 참 좋았는데 이거 오늘 부산 갔다 오고 나니까 갑자기 그 꿈이 떠오르며 이해가 확 닿았다. 이 아줌마 이거 뭔 뜬구름 같은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이것은 그냥 그런 이야기이다. 순전히 나 혼자의 소회이나 동시에 어쨌든 털어놓고 싶은 진심으로 깊고 감사한 고마움의 소회이기도 하다. 부산이 아주 낯설지만은 않게 되었다는 조그만 이야기이기도 함이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익숙한 내 생활영역을 밟자마자 함께 천국인지 어디를 가자는 성도들이 다가온다. 아이고 나도 천국 가서 드러눕고 싶다. 그러나 내 불교라예 해주고 빨리 지하철역 간다. 먼저들 가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