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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Feb 24. 2024

시험에 들다

1시에 잠이 깨서 여적 이것저것 하고 휴대폰 때리고 있다. 이렇게 춥고 어두운 새벽에도 빛을 밝히는 분들이 계실 건데 휴대폰이나 하고 있다니 소모적이다. 잠이 새나서 어쩔 수가 없다. 그림 하자니 거실이 써늘하고 괜히 어제 본 파묘 생각에 발 끝을 이불속으로 집어넣는다.


3월에 그림 선생님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어떤 자격인지는 4월에 시험을 직접 싸다구로 처맞아보고 설명하겠다. 딱히 대단한 게 아니지만 이게 떨어지는 빈도는 또 매우 높아 그림 선생님도 탈락한 경험이 있다. 미대 입시마냥 수험장도 완전 타 지역이고 이런 시험 정말 오랜만이다. 이제 선생님 본인은 마지막일 거라고  그런 김에 같이 하자고 등을 떠밀렸는데 어쩐지 평소의 나답지 않게 바로 알겠다고 했다. 올해는 공부하는 해니까.

이 또한 공부라는 생각에 바로 접수를 넣었다.

그런선생님, 선생님이 먼저 자격 따고 수강생 받고 나도 거기 껴서 족집게 수강받고 따면 되지 않냐니까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걍 같이 가서 쳐보고 떨어지면(떨어지겠지만) 다음에 다시 칠 때도 감 잡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한다.

그림 선생님도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는 이런 시험운이 굉장히 없단다. 한번 겨우 응시하고 붙은 시험도 있지만 대개 시험만 치려고 하면 가족들 일이 생기거나 본인이 아파 접수해 놓고도 그대로 스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번에도 손주 돌인데 어쩌고 하며 불안불안하다~ 하신다. 노인 이번엔 내가 좀 북돋아드리지 뭐. 일단 같이 하면 아무래도 시너지는 나니까 선생님부터 밀어보자. 

재료비가 상당한데 남편이 생일인데 소고기를 어쩌고 하길래 다 필요 없고 지금 재료비 미쳤으니까 재료비에 보태라고 했다. 남편은 내가 시험 친다니까 좋아한다. 마누라가 인세의 고통에 시달리는 걸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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