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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Apr 14. 2024

봄은 병아리로소이다

어제 조매영 작가님의 사랑과 동네 닭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 마침 시가 가니 새 병아리들을 까서 빨간 다라이 한가득이다. 는 무섭다고 도망가고 남편은 노관심인데 나만 까만 터럭의 보송보송한 청계 병아리들이 귀여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구경했다. 손으로 품어주면 대가리만 쏙 내밀고 있다가 부리를 박고 까무룩 잠들거나 눈을 빤히 뜨고 있거나 삐약 소리 없이 가만히 있다가 다시 바닥에 내려놓으면 삐약 난리를 친다. 애도 남편도 내팽개쳐두고 병아리나 쪼물딱대는 며느리가 못마땅해 보였는지 시어머니가 병아리 그만 주무르라고 아직 연해서 물이나 다름없으니 자꾸 만지면 죽는다고 한심하다는 듯 잔소리하신다. 그러면서 얘 너네 시아버지도 매일 병아리 다라이 옆에 누워서 병아리들 꺼내어 줄 세워서 삐약대며 돌아다니는 거 하염없이 구경한다고 한다. 흥 시어머닌 그런 재미를 모르다니 핵노잼일세.

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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