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따 Apr 18. 2024

멋진 토마토

토마토에 설탕을 쳐서 드시는지들 모르겠다.

나는 최근 설탕을 친다. 짧은 인생 토마토에 설탕 좀 친다고 뭐 그리 대수랴. 어렸을 때는 토마토든 수박이든 설탕을 듬뿍 쳐서 먹었다. 그땐 과일들이 지금보다 달지도 않았고 당도 높은 과일은 당연히 고급이라 비쌌으니 촌집에서 굳이 그런 걸 사 먹을 이유가 없었다.  2~30대 초까지는 체중을 유지하려고 채소 과일도 밋밋하게 먹었는데 토마토는 특히 그냥 베어 먹거나 볶아 먹거나 했다. 맛이 없었다. 그래서 토마토를 아예 안 먹은 거 같다. 방울토마토는 그냥 싫어하니까 염두에도 안 둔다. 요새 과일들은 토마토도 그렇고 개량이 다양하게 되어 맛이 참 풍부해져서 설탕 없어도 사실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토마토에 설탕을 친다. 적어도 내 입에 토마토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맛이 똑같다. 토마토 맛이다. 그게 좋다. 포도에서 망고향이 나거나 고구마에서 호박맛이 나는 게 싫다. 망고를 먹고 싶으면 망고를 먹어야지 왜 망고향 나는 포도를 노.

나는 그런 환상의 콜라보도 모르는 꼰대로 점점 나이 들어가겠지. 하여간 토마토에서 토마토 맛이 나므로 설탕을 쳐서 먹는 게 맛있는 것이다. 개소리였다. 또 살찌려고 부릉부릉 온갖 것이 다 맛있는 주간 토마토에 오늘도 설탕을 친다.

작가의 이전글 봄은 병아리로소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