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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un 05. 2024

모자라는 Mozart

애초에 시험관으로 자식을 낳았는데 돈 들여 낳은 자식이라 그런지 내내 돈이 든다. 자식 키우는데 공짜가 있으랴만 만날 아파서 돈 들고 장난감 사느라 돈 들고 발달이 무척 느려서 병원 검사하는데도 돈이 들고 센터 치료하는데도 돈이 들고 이래저래 초장부터 돈을 태우는 중이다. 돈을 들여야 하는 세태고 세상이라 더 그렇다. 돈 들어서 아까운 마음은 없다. 돈을 쥐어 짜내 많이 들여서라도 넘들이랑 엇비슷해지면 그뿐이다. 안되면 스님한테 출가시키지 뭐ㅎㅎ.

유치원 참관 수업 갔다가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자기 아들이 너무 부적응자 같아서 안쓰럽고 마음 아파죽겠다며 호소하는 친구의 문자에 별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부모 눈엔 아인슈타인도 모자라보인다. 다 제가끔의 부모로서의 눈높이가 있으니 친구도 자기만 아는 자기 자식의 부족함이 있겠지, 우리 애랑 비교하는 말 같은 건 안 하고 싶다.

같이 그림 하는 보살님이 계신데 20여 년간 교편을 잡으셨던 분이다. 자녀 중 하나는 명문대생이고 하나는 영원히 어린아이라고 하셨었다. 김전병을 뿌셔먹으며 이런저런 대화 중에 보살님이 그랬다. 'ㅇㅇ씨 지켜보세요 거의 모든 자식은 항상 부모보다 나아요. ㅇㅇ씨의 부모님보다 ㅇㅇ씨가 훨씬 나은 사람일 거고 ㅇㅇ씨의 아이도 그럴 거예요. 아마 앞으로도 내 말이 틀리지 않을 거예요.'

난 아직 결코 알 수 없지만 그러기를 바라본다. 대학병원 소아발달 재진이 다행히 비교적 쉽게 잡힌다. 그 또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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