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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ul 22. 2024

여름의 Harmony

시할모니가 아무래도 우리를 바랄 것 같아(기다릴 것 같아) 주말에 잠깐 다녀왔다. 무척 반가워한다. 우리 애는 너무나 조글조글 늙은 데다 귀마저 철벽인 증조할모니는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고 고모할모니랑만 놀지만 그래도 그저 기쁘다신다. 시할머니는 원래 우리 시부모님과 40년 넘게 사시다 지금은 큰딸인 큰 시고모랑 산다. 시가가 좋을 리 있겠냐만 시할머니 보러 가는 건 항상 싫지가 않다. 시할머니는 떠벌떠벌 아니고 또랑또랑 조리 있게 이야기를 참 잘해서 듣기가 좋다. 신세한탄조차 또랑또랑하니 맑아서 듣기 싫지가 않다. 자존감이 높고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확신과 믿음으로 굳건한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또릿또릿 맑다.

아 물론 그 치세하에 있었던 시어머니는 억압과 핍박으로 always 울분에 차 있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시할머니는 105세로 생존해 있는 본인 손위 시누 얘기를 하며 자기는 그런 꼴을 안 보고 이만 갈 때가 되지 않았겠냐고 한다. 그럼 난 할머니 정도면 100세 괜츈할 것 같다고 하면 또 은근히 좋아한다. 그건 정말이다. 시할머니는 그 연세(95세)에도 깔끔하고 냄새도 없는 정한 사람이다. 아 물론 시어머니는 기겁하겠지ㅎㅎ


요새 반찬 뭐 해잡수냐니까 딸이 주는 대로 먹는단다.

한창 고추 열기 시작할 때라 고춧물, 고추다대기라고 청양고추 다져서 만드는 거랑 양파절임이랑 그런 거 잡순단다. 고기는 싫다고 한다. 나도 고모한테 고추다대기를 얻어왔다. 시고모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얻는 음식은 진짜 맛있어서 한 번씩 좋아지려고 한다. 존맛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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