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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Aug 07. 2024

얼굴 2

인물을 표현할 때 대개는 보면 작가 당사자랑 비슷하게 생긴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그게 투영되나 보다.

불화도 똑같은 게 부처님이나 불보살이나 존자 동자 등등 얼굴상호를 그려놓은 거 보면 화공 하고 똑같이 생겼다. 부처님께 투영이 안되었으면 그 권속들 중 누군가 공이  똑같이 생겨서 그 사람 얼굴 생각하고 혼자 웃은 적이 많다. 예를 들어 산신도의 산신할아버지는 자못 근엄하신데 그 아래 바닥에서 열심히 부채 들고 찻물 끓이는 동자의 얼굴과 화공이 똑같이 생겼다든가 하는 식이다.

내 그림도 똑같다.

다만 내 그림의 부처님은 우리 남편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퉁퉁하게 그리나보다. 그래서 짜증이 나서 퉁퉁하게 안 그리려고 빡세게 노력한다.

대가이신 노老선생님의 작품 속 부처님 상호는 매우 원만하시고 그지없이 유려하신데 노선생님과 닮아있다. 본인과 닮지 않은 경우를 본 게 내 그림선생님 불화작품이다. 누가 누가 더 잘하고를 떠나 선생님의 부처님들은 그 누구도 닮지 않고 그냥 부처님이다. 실제로 그림선생님은 불화할 때만큼은 오직 부처님과 사찰 맞춤으로 공양드린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하시는데 그림선생님의 부처님은 누구도 닮지 않고 그저 부처님인 게 대단히 신기했다. 누구나 그런 마음으로 납품은 하겠지만 개인적인 염을 투영하지 않기란 힘든 일인데 항상 선생님네 부처님 상호는 말갛다. 불화작품 말고 본인 창작 하실 때의 작품은 예술가 자아가 나와서인지 또 본인과 똑같이 생겼다. 재미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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