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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Nov 22. 2024

치과에서

치과 치료를 받았다.

치과마취 치료가 오랜만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마취주사 네 방째에 안 좋은 느낌이 오면서 아주 가끔 급성 저혈압이 올 때처럼 심장이 쿵쾅대고 혈류가 발아래까지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며 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서 있는 상태였으면 그대로 대자로 뻗었을 텐데 치과의자에 안락하게 누워있는 몸이다 보니 앗 슨생님 잠깐만 이상하다고 의사에게 도움! 하니 괜찮을 거라고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안정을 취하니 괜찮았다. 


치과치료야말로 격세지감 상전벽해다.

나는 유아기부터 지금껏 치과에서 고문당하고 아군의 비밀을 말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치과치료가 요즘만 같았다면 전혀 거부감은 없었을 것이다. 혓바닥에 시료찌꺼기를 얹어놓고 치료하며 침 삼키기도 어렵게 만들어 인내를 시험하던 옛날 선생님부터 지극히 무미건조했던 교정의 선생님(너무 무미건조해서 가끔 진료비를 까먹고 안내도 뭐라고 안 했다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가격으로 뺨대기를 후려치던 대형치과, 크라운 치아를 뉴트리아 쥐새끼 앞니처럼 큼직하게 만들어 내성적인 나조차 치과의자 누워서 화내게 만든 치과... 혓바닥은 앞으로 빼라고 친절하게 혓바닥 자리 지정까지 속삭여주는 작금의 선생님까지 필름처럼 지나오며 강력한 마취에 하나도 아프지 않은 치료가 너무 몸을 편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 하는 잡생각까지 들고서 잠까지 올 지경이었다. 마취 풀리는 데는 5시간쯤 걸려서 죠둥아리는 비뚤어지고 입 헹구는 물이 주르르 새어 나오는 게 꼴 사나웠지만 료는 우 만족했다. 이상 치과진료평가 별이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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