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

알강달강

by 따따따

우리 할머니가 살아있을 적에 언니의 딸인 증손녀를 봐주면서 애가 칭얼대면 간혹 알밤 사오는 노래를 불렀다. 이건 꼭 양손을 마주잡고 서로 당기면서 해야된다.

"아~알강 다~알강 서~어울 가~아서 바~암을 하~안되 사왔거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왔거든?' 이다.
다른 구절은 주욱주욱 빼면서 부르지만
그 부분만은 반드시 경쾌하고 상큼하게 튕겨줘야 한다.

실제로 할머니도 그렇게 불렀는데,이게 노래라기보다는 구전설화식의 구어체로 이야기 하는 것처럼 가사를 읊는 식이었다.

뒤로 갈수록 뭐 쥐가 빼먹고 누가 빼먹고 자기는 먹을게 없어서 한 되 더 사야겠다던가 하는 그런 내용이다.

신식동요에 익숙한 조카도 알강달강하는 그 단어는 재미있었던지 말도 잘 못하면서 그 노래는 잘잘 따라불렀는데, '사왔거든?'이 부분만은 할머니의 억양과 똑같이 따라해서 깔깔댔던 적이 있다.

어제의 그 미친 비바람이 잦아들고 선선하고도 고소한 가을볕이 슬몃 드니까 그 밤노래 생각이 문득 나서 몇 자 쓴다.

알강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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