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진 출처-소믈리에 타임즈
장소-아구회관
대학교때 경남에서 온 친구들이 과에 많았다.
창원이나 마산에서 주로 올라왔는데 입담도 좋고 성격들이 좋았다.
그들은 자기들 고향인 일명 마.창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이 대단했는데 그게 참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순대를 꼭 막장에 찍어먹어야만 하는 얘네들하고의 기억은 대개 나쁘지 않다. 그리고 막장에 찍어먹는 순대가 더 맛있고 후후.
과가 갈리기 전 학부 1학년때는 다같이 친하게 지냈는데,마산에서 온 홍애령이라는 친구가 겨울방학때 나를 포함해 과동기 너댓명을 마산 본가로 초대해주었다.
애령이는 정말 끝없는 말빨과 엄청난 애교로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마성의 여자였다.
정은 많고 마음도 넓은 애였다. 그래서 어느 집 맏이인줄 알았건만 딸 셋중 막내였다.
애령이 수다에 코가 꿰이면 헤어날 수가 없다는 건 학부동기 거의 다 알만큼 대단했는데, 말빨만큼 성격도 좋은 친구이긴 했다.
애령이는 꽤나 유복하게 자란듯했고 초대받은 본가 역시 운동장 같은 거실을 자랑하는 아파트였다. 아이구 오매야 참말로 넓데이.
사업하신다는 부친이 건넨 두둑한 용돈으로 대구 촌것들과 동향동기들에게 애령이가 쏜 저녁이 아구찜이었다.
마산에는 아구찜이 유명하다고 했다.
많이 먹으라고 해서 아구아구 먹긴 했는데 사실 나는 거의 콩나물을 더 많이 건져먹은거 같다.
생선을 본디 좋아하지 않고 더구나 아구찜은 처음이었다. 살코기 맛이 담백한 것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본토박이들의 먹성을 따라갈만큼은 아니어서 그들의 식도락을 반찬삼아 먹었다.
이후로 대구서는 아주 가끔 아구찜 먹을 일이 있었는데 묘하게도 오호 그때 그 마산찜이 더 맛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더랬지.
한동안 아구찜집을 보면 애령이와 마산아구찜이 오버랩 되곤했다.그 넓었던 집과 그 집의 콧물자루 시츄강아지까지도.
거의 15년전 일이니 완전히 잊어버렸었는데 심심해서 인터넷 넘기다보니 누군가의 아구찜 포스팅이 눈에 뙇 찍히면서 마산아구찜과 마창동기들이 떠올랐다.
지금도 아구찜을 좋아할 그녀들의 높낮이 다른 사투리가 귀에 쟁쟁하다. 잘 살고들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