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7일 목, 날씨: 화창, 찬바람 훅
아침 수업이 끝나고 멘붕이 살짝 왔다.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되는 영상을 찍어야 되는데 아직 누굴 찍어야 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1도 오지 않아서다.
하.. 모든 과제가 나를 억누른다.
나는 과도하게 걱정하고 과도하게 나를 억압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나를 급하게 만들고 숨을 차게 만든다. 말 그대로 숨이 찬다. 오늘도 수업이 끝나자마자 숨을 제대로 못 쉴 것 같은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한번 긴장한다 싶으면 손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내가 나를 컨트롤하기가 힘들어지는 지경까지 간다.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안정을 좀 찾으니 머리가 핑 돌아서 침대로 몸을 내던져버렸다.
무엇이 나를 억누르나?
1. 내가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까 봐.
2. 난 아직도 모든 면에서 부족하단 생각.
3. 졸업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4. 장학금을 노려볼 수 있을까.
5. 혹시나 뭐하나 놓친 건 없을까.
6. 뭐부터 시작해야 되지?
글로 나열해보니 대부분 일어나지 않은 것들이 나의 숨통을 조여 온다.
그러니 이리도 '피곤'하단 말이 절로 나오지.
나에게 있어 '피곤'은 말 그대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타이밍이다.
근데 이러한 시간이 너무 자주 온다는 게 문제다. 공황장애 진단 같은 건 받아보지 않았지만 혹시 내가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때가 있을 정도로 숨을 깊게 쉬어야 되니 말이다.
오늘 오랜만에 같은 과 친구랑 긴 통화를 했다.
매일 집에만 박혀있고 유튜브랑만 친구를 하니 말을 할 일이 전혀 없었는데 덕분에 영어 머리를 좀 쓰는 날이 됐다. 이 친구에게 고마운 건 전화할 때마다 나는 매일 피곤하다 이거 때문에 짜증 난다 라고 찡찡거리는데 한 번도 왜 그러냐 식으로 대응하지 않고 다 받아주면서 너무 걱정하지 마라, 깊은 고민은 별로 좋지 않다. 라며 나를 위로 해주곤 했다. 그래서 더 찡찡 거리는 걸 수도. 중요한 건 이 친구는 한국 나이로 20살이라는 거다. 한국적 마인드로 보면 막 성인이 된 친구한테 좀 있으면 30을 앞두는 어른이 생떼 피우는 꼴인 거다. 덕분에 '한숨' 돌렸다. 휴 다행히 내일은 공강이니 조금 여유를 즐기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