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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진오 Oct 02. 2016

그대가 걷는 길 #5
나는 로마에 온 것을 후회한다

서른살, 퇴사 후 떠난 유럽여행_낯선 도시 로마


이탈리아는 왜 안가?


처음 유럽여행을 스페인으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를 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했던 이야기다.


아마도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나라 중에 한 곳이 바로

이탈리아가 아닌가 싶다.


주변 친구 중에는 이탈리아만 주구장창 여행하는

 친구도 있는데

도대체 이 나라에 무슨 매력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숱한 이야기는 많이 전해 들었지만

아마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기 전까지는

저 감정들을 이해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나는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탈리아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

나보다 더 흥분해서 열정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준

영일고등학교 3학년 15반 졸업생 김규일에게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여정의 시작은 역시나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유럽여행을 떠날 때

비행기표와 파리에서 묵을 숙소만 정하고

날아온 대책 없는 여행객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갈 곳을 생각하고

다니면서 좋았던 곳은 또 가고 또 가는

그런 여행 스타일을

나름대로 추구하고 있었다.


물론 친구가 많은 정보를 주긴 하였지만

굳이 나의 여행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기에

어김없이 나는 로마행 비행기와 숙소만

예약한 상태로 이 곳에 도착했다.


하지만 로마라는 도시는

처음으로 내가 아무 준비나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한 것을 후회하게 만든 도시였다.


<콜로세움>


아마도 로마 거리를 걷다 보면

내가 왜 이런 후회를 하게 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길을 걷다 보면 말도 안 되는 건물이나 유적지가

불쑥불쑥 눈 앞에 등장한다.

분명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 도착하려면 멀었는데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유적지와 건축물들이 나타나는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쁠 지경이었다.



<아직도 어딘지 모를 그곳..>


나는 주로 전망이나 자연경관을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사실 건축물이나 미술관, 박물관을 보는 것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로마의 건축물을 보고 느낀

감탄과 감동, 이를 넘어선 경외감은

나로서도 처음 느끼는 상당히 놀라운 경험이었고

 아무것도 모른 체 이 곳에 방문한

나의 무지함을 부끄럽게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인 바티칸 투어

비단 로마뿐만 아니라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사람 중에

이탈리아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경험하고 가는 것이

바티칸 투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로마 바티칸 시티에는

입구부터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바티칸시티, 박물관 들어가는 줄로 추정됨..>


바티칸 투어를 반일로 부족하니

반드시 전일로 들으라는 친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투어를 듣지 못했다.


미리 준비를 못한 것도 있지만

저 많은 관광객들과 부대끼며 투어를

볼 자신이 없었던 나는 박물관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잠시 광장 주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티칸 시티는

이미 외관 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을

뿜어 낸다.

실제 안에 들어가서 수많은 작품들을 본다면

얼마나 대단할까라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해 본다.


<바티칸시티, 그들만의 웨딩>


워낙 아름다운 건물과 분위기 탓인지

이 곳은 특히나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


아마도 이런 곳에서 웨딩촬영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도시에 태어난 큰 복 중 하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된다.




아마도 나의 로마 이야기를 듣게 될 친구는

내가 로마를 다녀온 것을 인정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고 했던가..

그만큼 나도 이 도시의 진짜 모습을 느낄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떠나기 전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게 되는 곳인 거 같다.

어쩌면 여행이 끝난 뒤 가장 생각 나는 곳이

로마일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오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이 도시에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라보며

나는 이탈리아의 마지막, 남부로 떠난다


Thanks 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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