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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진오 Sep 27. 2016

그대가 걷는 길#4 프라하의 연인

서른 살, 퇴사 후 떠나는 유럽여행_프라하

프라하의 연인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끈 게 언 11년 전이다.

그 드라마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체코 프라하라는 도시는 우리들에게

로망의 도시, 낭만이 있는 도시로 기억되고 있는 듯하다.


프라하는 확실히 파리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복잡하고 북적대던 파리와는 다르게 골목이 정갈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프라하골목, 숙소 가는 길>


프라하의 가장 유명한 다리가 바로 까를교[Charles Bridge]이다.

아마 이 곳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성의 야경이 제일 아름 다워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까를교 위를 올라가 보면

여기가 프라하인지 명동 한복판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며 한국사람들을 제일 많이 마주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금 더 여유롭고 한가한 프라하를 보고 싶다면

구시가지 주변으로 여행하기를 권해주고 싶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내가 좋아하는 박웅현CD 가 강연에서 한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큰 맘먹고 오는 곳이 유럽이다.

그렇기에 짧은 기간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고 가려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해하지만


여행이 괴로울 정도로 빡빡하게 일정을 짜서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며 사진 하나씩만 남기고 떠나는

소위 깃발을 꽂는 다고 표현하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과연 그 여행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블타바 강>


여행은 무언가를 채워오는 게 아니라 비우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걸 담아오고 싶은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 하나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고

여유로운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깃발만 꼽고 오는 여행보다는

훨씬 더 풍요롭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실제로 여행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은

여러 도시가 아닌 한 도시에 오래 머물며 그 도시의 정취를 느끼는 여행을 자주 하곤 한다.

나도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 체류하는 도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대신 한 도시에서 체류하는 기간은 최대한 잡으려고 했다.

마치 내가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여행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여행을 일상처럼 느긋하게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어렵지만 지금 필요한 듯하다.




프라하는 특히나 여유롭게 도시를 돌아보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도시가 크지 않기 때문에 웬만한 곳들은 모두 도보로 걸어 다닐 수 있고

버스, 트램, 메트로 등 교통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가 상당히 편리하다.


프라하에 살고 계신 민박집 사장님들은 프라하가 유명한 관광지보다

골목 구석구석 이쁜 곳들이 참 많다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실제로 골목을 걷다 보면 이쁜 상점들, 공연, 다양한 먹거리 들을 만날 수 있으니

시내에서는 골목골목 둘러보기를 권해 주고 싶다.

<화약탑 앞 버블쇼>


프라하 하면 야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나도 프라하에 온 이유가 ' 스카이다이빙'과 '야경'이다.


내가 지난 5일 동안 프라하에 머물면서 가장 좋았던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레트나 공원 [letenske sady]


프라하성 옆에 있는 공원인데 조금만 올라가면 프라하 시내를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가로수 길이 잘 구비되어 있어 산책하기가 참 좋다


산책을 하다 벤치에 앉아 프라하 시내를 바라보며 맥주 한잔

이 곳에서 이 보다 낭만 적인 것이 또 있을까


가면 운동하는 사람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

댄스 연습을 하는 동호회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고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라 더욱 매력적인 듯하다


<레트나공원 , 산책하기 참 좋은 길>


두 번째, 프라하성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고 무조건 사진 한 장씩 찍어오는

그 유명한 스타벅스가 바로 이 프라하성 안에 있다.

 

프라하성에서 바라보는 시내 경치도 멋있긴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프라하성은 야간에 조명이 들어왔을 때

성의 모습과 성 안의 골목골목의 조용한 분위기가 운치 있고 참 좋았다.


<프라하성의 야경>


세 번째, 스트라호프 수도원 / 페트린 타워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내에서 판매하는 코젤 (Kozel) 맥주도 맛있지만

스트라호프 수도원 맥주를 꼭 먹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나는 맥주 맛을 잘 구별하진 못하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먹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IPA와 Dark beer를 추천한다.

250cc짜리 작은 잔으로도 판매하니 다양한 맥주를 모두 맛보는 것도 좋겠다.


<IPA 맥주>


사실 이 두 곳은 맥주도 맥주지만 프라하 시내를 담는 View 가 환상인 곳이다.

진정한 프라하의 시내를 전망하고 싶다면 프라하성이 아닌

이 두 곳을 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페트린 타워, 프라하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view>




프라하에서도 감사하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첫날 만난 23살 친구는 군대 휴가 나올 때마다 단기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아 한 달이 넘도록 유럽을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알바를 하며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공감할 것이다.

이 친구는 어린 나이에 이미 본인이 목표로 한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어린 친구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배울 것이 많은 동생이었다.


또 다른 만남은

민박집에서 한방을 쓰며 만난 두 살 많은 형님이다.

이미 50여 일 간 유럽여행을 마무리하고 계셨고

다음 나라는 이집트, 호주, 동남아를 방문하신 다고 하셨다.

편도 티켓 하나만 끊고 무작정 날아와 긴 시간 여행을 하고 계시는 모습이

왠지 내 모습 같기도 했고

함께 저녁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연령대가 비슷해서 인지 각자의 고민과 가치관들에

서로 많은 공감을 할 수가 있었던 듯하다

이 형님과는 뭔가 앞으로도 인연이 계속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프라하에서의 5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처음으로 호스텔에서 외국인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어 봤고

만인의 버킷리스트인 스카이다이빙도 했다

연인이 옆에 없긴 했지만 드라마에 나올 법한 환상적인 야경도 구경했고

유럽에 와서 처음 소주를 마셨고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에서 처음 묵어 보았다.


1000 코루나를 뽑아야 하는데 10,000 코루나를 뽑아 당황스럽기도 했고

처음 도착한 지하철에서 먹은 2000원짜리 조각피자 맛에 감동하기도 했다.


순간순간 나의 결정으로 내가 지금 걸어가야 할 길이 정해 졌고

때로는 길을 잘못 들어 뒤돌아 가야 할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잘못 들어온 길이 더 좋은 풍경이나 경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거창하게 이야기 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여행의 재미를 느껴가고는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남은 여정이 이제는 설레고 기대가 된다.


이제 프라하에서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고 내일 이탈리아로 떠난다.

그곳에서도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Thanks Pr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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