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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진오 Dec 30. 2016

멀고 먼 인생

멀고 먼 인생


여느 때와 다름없이 노트북과 책 한 권을 챙겨 집 근처 카페로 향했다.

최근 준비하고 있는 여행 에세이 원고를 정리하고자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벽을 가득 메운 낙서들.


집 주변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많아서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카페를 찾는 것 같다. 예전 분식집에서나 볼 듯한 낙서들..

그 대부분의 내용은 철수♥영희, 우리 사랑 영원히 혹은 우리 우정 영원히 

같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유치 하지만 귀여운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유독 눈에 띄는 낙서가 하나 있었다. 



야... 우리 나중에 꼭 성공하자
진짜... Ah 멀고도 먼 인생



아마도 이 글을 남겨놓은 아이도 

다른 낙서를 해 놓은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학생일 것이다.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어린아이가 카페에 앉아서 이런 내용의 글을 적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짠한 느낌이 들었다. 


그 아이들이 바라는 성공은 무엇이고 인생은 무엇일까?


어떠한 성공을 바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심스레 그들이 바라는 성공이 

부모님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리는 것이거나 

혹은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소위 좋은 대학을 가는 것과 같은

사회적인 성공은 아니길 바라본다.


본인들도 알고 있듯이 인생은 길고 갈길은 멀다.

성공을 향해 살아가는 인생보다는 

성장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이길 바란다.


국영수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친구들과 

경쟁하며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옆에 앉아 있는 친구의 생일에 축하한다는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


나도 그때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꼭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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