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서른 살 , 퇴사 후 떠나는 60일간의 유럽여행
사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서른 살이 되어 처음으로 떠나는 유럽여행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단순하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내가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과 일상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번쯤은 그 이야기들을 엮어서 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하게 되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부터 머릿속에는 교보문고 여행 에세이 분야에서 매대에 내 책이 진열되어 있는 달콤한 상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유명해지는 생각까지 나아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원고를 정리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고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나 브런치에 올라오는 다른 작가들의 유려한 글솜씨를 보거나 세련된 디자인으로 출간되는 여행 관련 서적들을 보면서 더욱더 자신감이 줄어들기도 했다. '과연 누가 내 책을 읽어 줄까?' , '사람들이 비웃으면 어쩌지?'
그러다 문득 이 모든 생각이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큼 글 쓰는 활동에 있어서 큰 기쁨과 보람은 없으나 이 여행 에세이는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임을 생각해냈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중요치 않고 1명이 읽든 10명이 읽든 100명이 읽든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것. 표지 다자인, 내부 편집디자인, 교정교열,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면서 내 책을 스스로 만들어 봤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자 한다.
논리적인 인과관계도 필요 없고 트렌드 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도 필요치 않다. 여행을 통해서 느낀 나만의 감정을 서툴지만 진솔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기에 부끄럽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고민 끝에 브런치에도 내가 처음으로 집필한 여행 에세이를 써냈노라 알리기로 결심했다.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epage라는 곳을 통해서 60일간 유럽여행을 4권으로 분권 하여 전자책으로 발간하였다. 표지부터 내부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 했기 때문에 다른 책들보다는 조금 세련되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정말 퇴사 후에 홀로 여행을 하며 느꼈던 나의 진솔한 감정들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나의 여정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라도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