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른 글에서 언급했을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온라인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퇴사이다. 사실 그 시작은 나 혼자 주절주절 떠들어 대는 독백 혹은 일기에 가까운 부끄러운 수준의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부족한 문장력과 어휘력이지만 그 안에 그 당시 나의 진짜 생각과 진짜 마음을 담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가 아닌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자위적 행위였다. 이미 그 당시 나의 블로그는 방문자 수가 하루에 5명을 넘지 않는 죽어있는 블로그였기에 나는 더욱더 부담 없이 나의 온갖 감정들을 글 속에 표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퇴사'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써 내려가다 보니 한 두 명씩 내가 쓴 글에 비밀스레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저와 정말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네요.', ' 저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해주고 싶은 조언 있으신가요?'와 같은 주로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재밌는 것은 나를 위해 글을 쓸 때보다 남들이 내가 쓴 글에 공감을 해 줄 때 더 큰 기쁨과 희열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재미를 넘어서 누군가에게 공감이 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고 그 욕심이 지금까지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지금 와서 보면 많이 창피하고 부끄러운 내용들이 가득하지만 나는 퇴사 후 두 달 동안 유럽을 돌아다니며 브런치에 글을 썼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뒤에 그 글들을 모아 비록 전자책이고 혼자 엉망진창 썼던 글들을 짜깁기 하여 만든 졸작이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나의 필명인 'bin진오'의 이름으로 나의 첫 번째 책이 세상에 나왔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한 이유도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을 글로 쓰고 싶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거창한 세계여행은 아닐지라도 나도 남들처럼 여행 에세이라는 것을 출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물론 대형서점 매대에 진열될 수 있는 책을 쓸 수 있으면 참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나의 여행 콘텐츠나 여행을 통해 얻어온 일련의 경험 혹은 생각 혹은 대답 들은 남들에게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되었다. 물론 나 스스로 간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추억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 여행 책을 쓰면서도 사실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은 '퇴사'와 관련된 에세이였다.
퇴사와 관련해서는 참으로 할 말이 많고 또 하고 싶었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볼 때면 왠지 남일 같지 않았다. 조금이나마 그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스스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같은 말이라도 내가 하는 것과 혜민스님이 하는 것이 영향력이 다르듯이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로 인해 조금이나마 나의 한마디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고,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음 울림,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퇴사 에세이를 꼭 쓰고 싶었다.
사실 지금 나름대로 아련한 옛 회사생활을 거듭 반추하며 에피소드를 찾아내어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관심 있는 출판사에 투고를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래서 참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한참 퇴짜를 맞아 너덜너덜해진 나에게 브런치 북은 또 다른 기회이자 위로 다가왔다.
물론 브런치 북에서 당선이 될지 안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아마 절대적인 확률로 당선이 안 될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다. 답신을 보내온 모든 출판사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원고의 취지는 너무 좋으나 저희 출판사와는 방향이 맞지 않는 듯하여...."로 글을 끝을 맺을 확률이 참으로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전해 보고 싶었다.
자비출판, 독립출판, POD 출판, 전자책 출판 등 다양한 생각을 해보았지만 왠지 이번 퇴사 에세이만큼은 지난번 여행 에세이처럼 나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고 제대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이 매거진을 통해 그동안 내가 써놓았던 퇴사 에세이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연재해 볼 생각이다.
기존에 써놓았던 퇴사 관련 글들의 내용도 들어 있고 그보다 조금 더 가벼운 내용들도 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두 달간 출간을 목표로 써온 글들을 공개하는 것이기에 고민이 많았으나 이 또한 좋은 기회라 생각하려 한다. 부디 한 달 뒤 좋은 결과를 받아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