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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노 Feb 14. 2021

시간의 흐름에 비례한 이해심

어렸을   김광석 님의 공연 실황 DVD 보는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보고 싶은 만화영화도 많은 , 나의 시간을 뺏긴  같아 짜증을  적도 많았다. 그러나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던 아버지의 시선처럼,  또한 그의 노래로 인해 생각을 정리할 때가 많아졌다.  손으로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느껴지는 감정을 저장하려고 애쓴다. 나의 상황에 대입해 가사를 이해하고, 나의 언어로 재정립한다.

시간이 흐르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영상  40대였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한없이 작아진 지금에서야, 그때 그가 짊어지던 무게가 느껴지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게 움직였던 나의 이해심들을 되돌아보면 후회가 남기도 한다. 내가 화를 내는  마땅하다고 여겼고 누군가는  억울함을 알아줬으면 했다. 조금만  이해했더라면   모래알처럼 의미 없이 사라질 것들이었는데. 떨어지던 모래알 하나하나에는  화가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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