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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노 Feb 16. 2021

29세

이름도 위치도 모를 숲을 헤매고 있었다. 계속해서 다른 길이 나타나는 탓에, 너무도  숲에 갇혀버렸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뛰기도 하고, 지칠 때는 그냥  위에 누워버렸다. 그래도 갇혀버렸다는 사실이 싫지만은 않았다. 거대한 숲이기에 새로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숲의 크기에만 집착해 가기 시작했다.

얼른   숲을 빠짐없이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잠도 안 자고 뛰기 시작했다. 내딛는 발자국이 늘어날수록, 수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도 모른 . 어느덧 대강 숲에  부분에 이르러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숲에서 내가 좋아했던  뭐였을까?”

사실 나에게는 숲의 아주 작은 부분, 그니까 1/29 정도 되는 부분만이 필요했다. 나의 리틀 포레스트, 휴식의 매개체, 온전히 나를 뒤돌아   있는 공간. 그리고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숲에  들어왔는지, 어떤 과일이 가장 맛있었는지, 지나가며 마주친 사람들  숲의 반대편에서 만날 사람은 누구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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