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엄마로부터.

by 빛나다

씨앗이 뿌려질 때 즈음

처음 본 세상 구경에 신이 났겠지요

싹을 틔었을 즈음

말문을 트기 시작했겠지요

꽃몽우리가 생겼을 즈음

손에 연필을 잡기 시작했겠지요

꽃이 서서히 필 즈음

앞만 보고 달려 나갔겠지요

아름다운 꽃이 피었을 즈음

사랑을 하고 있겠지요

꽃이 시들어가기 시작할 즈음

자식 키우느라 내 삶은 잊은지 오래겠지요

꽃이 아주 시들어 픽 쓰러져버렸을 즈음

인생의 길이만큼 패인 주름

인생의 길이 만큼 진한 눈동자

인생에 반비례하게 줄어든 키

인생 되짚어보며 살고 있겠지요


모든 꽃이 쌍둥이가 아니듯

모든 인생도 제각기 다르겠지요

오늘도 저마다 다른 꽃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요.



우연히 중학교 1학년 때 쓴 시를 발견했다. 당시 시를 쓸 때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담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시를 읽으며 '엄마'의 삶을 쓰고 싶었던 내가 느껴졌다. 엄마... 엄마라는 존재.


태어나서부터 가족과 매시간을 보내온 나지만 유독 엄마를 잘 따르곤 했다. 그래서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은 나도 좋았고, 엄마가 싫어하시는 것은 나도 싫었다. 사실 지금의 나를 보면 엄마와 성격이 아주 비슷하다고 말할 만큼 엄마는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다. 엄마라는 존재는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 어느 누가 뭐래도 내가 최고라고 말해줄 사람, 함께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람, 함께 내 어린 시절을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내가 태어나기 전의 엄마를 지인분들께 얘기만 들었을 뿐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엄마의 과거 모습, 성격, 행동을 알 수 없는 나는 그냥, 지금 당장 나에게 헌신하시고 희생하시는 엄마를 당연하게 여기곤 했다. 나를 위해 끼니를 챙겨주시고, 나를 위해 내 옷을 빨아주시고, 나를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뒷바라지해주시는 엄마가 너무나도 익숙해져 내 맘에 들지 않을 때는 화를 낸 적도, 얘기를 중단하고 혼자 방문을 닫고 들어와버린 적도 있다. 하지만 남는 것은 후회. 후회뿐이었다. 엄마의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하여 감사함을, 나를 위한 엄마의 헌신을 잊은 나를 발견한 지금. 전화 한 통을 걸어야겠다.

엄마
고맙습니다,
항상 제 곁에 계셔주셔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