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래, 이제 그만하자. 나도 자신이 없다.

by 돌고래 바비

차 안에서 나체로 껴안고 있는 F와 D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나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이렇게 까지 할 수가 있지?'

'내가 등신이었구나.'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괜히 혼자 버텼구나.'

'당장 어떻게 해야 되지? 애들한테는 뭐라고 설명해줘야 하지?'

'모든 사실을 주변에 다 알리고 난장판을 만들어야 되나?'


생각하면 할수록 나 자신이 비참해지고 우리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F는 마음이 급했는지, 속옷은 D차에 두고 겉옷만 챙겨 입은 채 내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향하는 차에서 술에 취했는지, 오해라는 말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 나는 진지하게 얘기했다.

"더 이상 못 버티겠어. 그냥 이혼하자."

"미안해, 진짜 오해야, 다시는 안 그럴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봐줘."

F는 벌써 두 번을 넘어가준 사실을 잊었는지, 또 마지막이란 말과 한 번만 봐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나는 두 번의 기회를 주고 세 번째 같은 일이 생기면서 모든 마음이 닫혔다.

눈물도 화도 나지 않고 그냥 깔끔하게 정리되어 차분한 마음이었다.

작은 미련조차, 후회조차 남지 않도록 아주 깔끔하게 마지막 정까지 다 없애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차라리 잘됐다. 이렇게 이혼하면 후회도 없을 것이고 다시 합칠지 고민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안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의 기회를 줬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F는 그동안과 다르게 단호하게 나오는 내 모습을 알아챈 건지 그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매달리며 사과를 했지만, 내 마음은 작은 미동조차 없이 이혼을 통보했다.

나는 이혼을 결정한 나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고 후회도 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다만, 마음 한편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어떻게 감당해야 될지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F가 엄마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적기도 하고 애착관계가 나하고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엄마와 헤어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당장 같이 살면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신 장모님을 집으로 돌아가게 할 경우,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도 필요한 상황까지 모든 게 걱정스럽고 당장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답답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혼을 번복할 생각도 없으며, 더 나아가 아이들의 친권, 양육권은 무조건 내가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나는 다음 날 오전 가정법원으로 오라고 통보를 하고 이혼 방법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건 하나였다.

우리 애들은 내가 챙기는 것!

친권, 양육권 모든 걸 내가 가져와서, 남 부럽지 않게 애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더해서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재산 모든 건 내가 가져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F에게 통보했다.

아이들의 친권, 양육권은 내가 가져간다. 또한, 지금 우리가 만든 모든 재산은 내가 가져간다.

너는 그냥 우리가 이루며 살았던 것에서 나가라. 내가 계속 이어나가겠다.

F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이라도 하듯, 내가 얘기하는 모든 것에 순순히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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