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투더레이크 2020'
"언니, 눈 색깔이 왜 그래요...?"
OTT 채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투더레이크(To The Lake, 2020)’에서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는 신박한(?) 바이러스를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던 지난 3년. 다음에는 또 어떤 바이러스가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이 바이러스는 또 무엇인가?
넷플릭스 드라마 투더레이크(To The Lake, 2020)에 등장하는 이 바이러스는 먼저 감염자의 눈동자를 희게 변화시킨다. 검은색 눈동자도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이도 예외는 없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안구의 홍채가 탈색되어 흰색으로 변한다. 저마다 가진 눈동자 고유의 색이 변하는 것이다. 감염 여부를 알려면 눈을 보면 된다.
흰자위와 홍채는 모두 흰색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눈동자 색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이 바이러스는 폐를 손상시켜 확진자는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하다 3~4일 안에 죽게 된다. 확산 속도도 너무 빨랐다. 악수만 해도 재채기만 해도 주변의 사람들이 전부 감염됐다. 다행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OTT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선보인 드라마 ‘투더 레이크’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가 급속도로 손상되며 홍채가 하얗게 변하는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확진자들은 3~4일을 넘기기 어렵다. 사망자들이 속출한다. 러시아 소설가 야나 바그네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코로나19로 고통받던 시대에 만들어진 이야기라 공감대가 형성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 이상한 바이러스의 출처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오리무중이다. 정체도 알 수 없다. 원인을 모르니 해결책이나 치료법이 있을 수도 없다. 마치 코로나19로 우왕좌왕하던 우리들의 모습과 똑같다. 드라마는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과 심리변화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이어진다.
드라마는 세르게이(키릴 케로 분)라는 중년의 남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변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주인공 ‘세르게이’에게는 현재 전처와 현재 부인, 전처의 아들, 현재 부인의 아들이 있다. 전처인 ‘이라’는 자신의 아들 ‘안토샤’와 함께 세르게이와 동행한다. 현재 부인이 된 ‘아냐’는 사실 심리상담사로 부부관계 상담을 하다가 세르게이를 알게 됐고 불륜을 저질렀다. 세르게이의 옆집에 사는 ‘료나’는 매우 비열하고 이기적인 인간으로 나온다. 료나의 부인은 병으로 앓아 죽어가고 있다. 그가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마리나’는 료나를 술집에서 만나 부정을 저질러 임신 중이다. 료냐의 딸 ‘폴리나’는 알콜 중독자다. 그녀는 아냐의 아들인 ‘미샤’와 계속 연결되는 인물이다. 인물 구성도만 보면 ‘막장 스멜’이 물씬 난다. 바이러스가 아니라고 해도 참 이해하며 살기 복잡한 인물관계도 아닌가. 아무튼 이들은 막장 구도의 가족 관계는 잠시 묻어두고 함께 바이러스를 피해 도시를 탈출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
바이러스의 배경은 러시아 모스크바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빠르게 모스크바에 퍼지자 러시아 정부는 전염병이 발발한 지 하루 만에 모든 통신을 끊어버리는 무리수를 둔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군대를 투입해 사람 간 도시 이동을 막고 방송에서 진실을 말할 수 없도록 손을 쓴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감염되자 군부대는 투입되어 건물 자체를 봉쇄하고 감염된 아이들을 신속하게 격리해 나른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인권이나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거부당하는 느낌이다.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세르게이는 현재 부인인 아냐와 아들 미샤, 전처인 이라와 아들 안토샤, 이웃인 료나 가족과 함께 도시를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도시는 빠르게 봉쇄되고 사람들은 공포에 미쳐 약탈과 방화를 일삼는 등 폭주하기 시작한다. 힘들게 도시를 빠져나간 세르게이 일행은 그들을 따라온 무장세력에게 자동차를 빼앗기고 위기에 처한다.
이들이 가고자 하는 최종 목적지는 머나먼 호수 어딘가 있다는 안전지대다. 그곳은 세르게이 아버지 ‘보리스’가 만들어 놓은 은신처다. 그래서 제목이 투더레이크, ‘호수를 향해서’인가. 하지만 이들이 호수 인근 은신처까지 갈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시작은 바이러스때문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적이다. 이웃인 료냐도 마찬가지다. 료냐는 세르게이 가족을 거추장스럽게 여기고 이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거짓말로 자리를 모면하고 자신들만 살길을 찾아 떠났다. 생존을 위해 배신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처럼 되지 않는다.
이들 또한 따라오던 무장세력에게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고 세르게이 가족에게 도리어 매달리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생존을 위해 찾은 주유소 주인은 뻔히 아버지가 보고 있는데도 딸을 희롱하기도 하고 식료품과 기름 등의 물자를 앞세워 갑질을 행사하기도 한다. 군인인 줄 알았던 이들은 약탈자였고 집 안에 들어와 폭력을 행사하고 부인을 성폭행하려 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한 마을의 인가에서 배고파하는 한 남성에게 음식을 나눠주지만 이들은 알고 보니 사람들을 죽여서 생고기를 먹는 식인 가족 일당이었다. 이러한 수많은 ‘대환장 파티’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들은 과연 살아서 은신처까지 갈 수 있을까. 현실이 드라마가 같은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지는 드라마의 상황에 답답함만 가중된다.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지는 촌극과 참극의 간극을 과연 우리 후손들은 이해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