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자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nsom Lee Jan 18. 2016

밥통거사

어떤 깨달음의 뜸






전기밥솥에서 밥이 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아침,
살아있는 느낌이 괜찮습니다. 
날마다 몇 숟갈의 허기를 채우느라 
이 야단 아니었습니까. 

한 그릇의 따뜻한 밥, 
그 소박한 기본에서 멈출 줄 알았다면, 
나를 속이고 남을 떠미는 
못된 생각들 품지 않았을 테지요. 

아무 반찬 없이 그저 
한 입 오래오래 
씹기만 하여도 달콤해지는 
이 공부를 
제대로 깨달았다면 
허황한 반찬들을 향해 
사팔눈 뜨지 않았겠지요. 

하여 생각합니다. 
배고픈 마음의 정직을. 
배고픈 사람의 절실을. 
배고프지 않다면 
무엇도 절실해질 수 없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평창강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