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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som Lee Feb 27. 2016

여수로 가는 막차

한희원 그림을 보며

돌아오지 않을 사랑은

훌쩍 가버린다 칸마다

환한 사진을 매달고

다르락다르락 지나가버리는 풍경


가고나면, 여수는 끝이다

성냥알 몇 부러뜨리며

담배를 입에 문 청춘,

식어가는 난로

손 비비며 피어오른 연탄냄새를 맡는


이마를 치는

주먹만한 별들

굽이진 길섶으로 털어낸

막차 떠난 작은 역

겁나게 춥다

여수야 잘 살아라

허깨비처럼 달아난 뒤

시린 귀에 걸린

몇 이랑 파도소리


급한 볼 일이라도 있었던가

거기 스무살?

캄캄한 바다로 번지점프하다

기스난 파도가 토해낸

연애사 짧은 첫 문장




/ 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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